영화 - 유어 프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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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유어 프렌즈
  • 이경철
  • 승인 2009.02.2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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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표정은 구름이 만든다."
여주인공 에미(이시바시 안나)의 이 대사는 영화 "유어 프렌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반영한다.

구름 없이 푸르기만 하다면 하늘은 표정없어서 심심해 보일 터. 게다가 구름은 비도 뿌려주고 따가운 햇볕도 막아준다.

시게마쓰 기요시의 소설 "친구가 되기 5분 전"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성적 지상주의에 휩싸인 학교 현실과는 정반대 지점을 지향한다.

물론, 스크린 밖의 학교처럼 공부를 잘하는 친구도 있고 축구부의 에이스도 나온다. 하지만 영화는 열등감에 사로잡힌 심술쟁이 남자 고등학생도, 연애에 빠진 단짝 친구에게 서운해하는 여자아이도 포근히 감싸 안는다.

영화는 일본 영화의 장점인 롱테이크와 낮은 위치의 카메라(다다미 쇼트)를 통해 다양한 인물들의 성장기를 담아낸다. 낮은 곳에 자리 잡은 카메라는 넓은 화면으로 인물들의 성장을 묵묵히 바라본다.

감독은 "바이브레이터"(2005년)을 만들었던 히로키 류이치. 전작에서처럼 이 영화에서도 적절하게 배치한 음악으로 인물들의 감정 변화를 세심하게 이끌어냈다.

영화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실은 따뜻한 성격인 에미의 유년시절을 시작으로 에미의 주변 인물들 이야기까지 다뤄나간다.

초등학생 시절 교통사고로 다리를 절게 된 에미에게는 단짝 친구 유카(기타우라 아유)가 있다. 에미의 마음 한구석에는 항상 유카의 자리가 남아 있지만 몸이 약한 유카가 언제 곁을 떠날지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에미의 남동생 분(모리타 나오유키)은 학교 축구부의 주장으로 누구나 부러워하는 스타다. 같은 반 친구이며 어려서부터 친구인 미요시(야마다 고지)는 분과 친해지고 싶지만 존재감이 없는 자신이 야속하다.

친구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통해 영화는 청소년기 아이들의 갈등과 질투, 경쟁심, 소외감을 진지하게 그려낸다.

다음 달 5일 개봉. 상영등급 미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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