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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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인터내셔널
  • 이경철
  • 승인 2009.02.2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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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블록버스터 액션물을 기대한다면 영화 "인터내셔널"은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

대단한 장관이나 깜짝 놀랄만한 반전은 없는 이 영화는 보이는 것보다 훨씬 지적이다. 주인공이 적의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는 중에도, 그 적을 이길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도 관객들은 스크린 속에 어지럽게 펼쳐져 있는 퍼즐을 맞춰나가야 한다.

적과 아군이 명확하지도, 승과 패의 결과가 확실하지도 않다. 주인공 남녀의 배경에 대한 설명도 많지 않은 영화는 거대한 적과 그 적에 맞서는 개인들의 대결 자체에 집중한다.

영화가 관객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개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느냐, 혹은 법이 거대한 음모를 무너뜨릴 수 있느냐 하는 식의 좀 더 철학적인 쪽이다.

인터폴의 경찰 루이(클라이브 오웬)는 한 다국적 은행의 불법 행위를 추적한다. 이 은행이 미사일 거래를 하려 한다는 증거를 쫓던 중 눈앞에서 동료가 갑작스럽게 살해당하자 뉴욕의 여검사 휘트먼(나오미 와츠)과 함께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

전 세계를 누비며 은행의 불법행위를 추적하지만 상대는 만만치 않다. 세계 경제를 주물럭거리고 정관계까지 장악했으며 정체가 탄로 날 위기에 처하면 누구든지 없앨 정도로 잔인하다.

사건 해결에 한걸음 다가갈수록 점점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루이와 휘트먼. 내부 고발자들을 한 명씩 찾아나서던 중 진짜 적은 몇몇 개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스펙터클이 주된 목적은 아닌 듯 보이지만 영화는 여느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볼거리를 충실하게 갖췄다. 계단 없는 나선형 구조를 가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벌이는 총격 신은 특히 장관이다. 베를린에서 밀라노, 뉴욕, 이스탄불 등 전 세계를 돌며 촬영된 풍광 역시 눈을 즐겁게 한다.

다만, 다음 이야기가 무엇일지 궁금하게 만드는 스릴러적인 요소는 약한 편이다. 한 줄기의 이야기 구조를 가진데다 줄거리 전개의 속도 역시 느리다.

"롤라 런", "향수"를 만들었던 톰 튀크베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적벽대전"의 우위썬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다. 최근 열렸던 베를린 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하다.

청소년 관람불가. 26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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