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문 프린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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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문 프린세스
  • 이경철
  • 승인 2009.02.1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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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연대기", "황금 나침반", "에라곤", "잉크하트" 등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서양의 판타지 영화는 잊을 만하면 관객들을 찾아오곤 한다.

그러나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 시리즈만큼 전 세계 관객들로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얻은 작품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상상력을 현실화하는 컴퓨터그래픽(CG) 면에서는 웬만큼 완성도가 있지만 이야기의 규모가 작고 청소년용이라는 인상이 짙어 성인 관객에게 크게 호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 프린세스"도 이런 가운데 개봉하는 또 하나의 전체관람가 판타지 영화다. 1940년대 엘리자베스 굿지의 "작은 백마(The Little White Horse)"를 스크린에 옮긴 이 영화는 10대 소녀를 주인공으로 삼았으며 상상력의 수준 또한 10대 초반의 청소년들이 보기에 적합한 정도다.

아버지가 책 한권을 빼고는 아무런 유산 없이 세상을 떠난 뒤 10대 소녀 마리아(다코타 블루 리처드)는 삼촌 벤자민(이언 그루퍼드)이 사는 숲 속의 문에이커 저택으로 향한다.

마리아는 아버지가 남긴 책에서 신비로운 달빛 세상과 자연의 선택을 받은 여자 문 프린세스(나타사 매켈혼)에 관한 이야기를 읽는다.

마리아는 문에이커 저택과 숲 속에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기묘한 존재들을 만나게 되고, 자신이 숲 전체에 걸린 저주를 풀 새로운 문 프린세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전반적으로 볼거리는 충분하다. 나무가 울창한 숲, 옛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대저택, 소녀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침실 등 로케이션과 세트 촬영을 통해 공간이 아름답게 그려졌다. 또 주인공이 연방 갈아입는 예쁜 의상들이 시선을 끈다. 여기에 검은 사자, 백마 파도, 마법의 요리사 등이 적절한 CG로 표현됐다.

그러나 빈약한 스토리라인이 주는 아쉬움은 크다. 마리아가 현실에서 마법의 세계로 들어가는 과정에 설명이 충분치 않아 마리아가 왜 선택받은 문 프린세스인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반면 숙적인 드 누아가(家)와의 관계는 지나치게 단선적이라 긴장감이 떨어진다.

장르적 분위기도 매끄럽지 않다. 신비로운 판타지로 시작했지만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마리아의 가정교사, 집사 등이 연출하는 코믹 장면들이 뜬금없이 끼어든다. 또 중간 중간 들어간 삼촌 벤자민의 로맨스는 문 프린세스 이야기의 일관성을 해친다.

19일 개봉. 전체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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