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말리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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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말리와 나
  • 이경철
  • 승인 2009.02.0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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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칼럼니스트 존 그로건이 쓴 베스트셀러를 스크린에 옮긴 "말리와 나"에는 그로건의 아름다운 아내 제니, 말썽꾸러기 개 말리, 귀여운 아이들이 등장한다.

세 가지 "B"가 들어가는 영상은 반드시 관객의 사랑을 받는다는 "3B(Beauty, Beast, Baby)의 법칙"의 모든 요소가 알차게 들어 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말리와 나"는 북미에서 극장 개봉 2주 만에 1억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책 한권을 2시간의 영상에 잘라 넣느라 다소 틈이 벌어진 이야기, 후반부에서 지나치게 넘치는 감정 등 허술한 부분이 있지만 관객들이 외면할 수 없을 만한 분명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젊은 기자 부부인 존(오언 윌슨)과 제니(제니퍼 애니스턴)는 플로리다로 이사한다. 아기를 원하는 제니와 달리 아버지가 되는 것이 두려운 존은 제니에게 강아지를 선물하고 말리라고 이름 붙인다. 말리는 늘 집안 물건을 박살내는 엄청난 말썽꾸러기라 주위 사람들 모두 "이건 개가 아니다"라고 선언할 지경에 이른다.

존은 탐사보도에 관심이 많지만 자신이 기자보다는 칼럼니스트 쪽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갈등한다. 그러나 제니가 첫 아이를 낳고 둘째까지 생기면서 일을 포기하자 칼럼니스트로 눌러앉게 된다. 둘째가 태어난 뒤 두 아이들에 말리까지 말썽을 부리면서 집안이 난장판이 되자 제니는 폭발 직전에 이른다.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여겨보게 되는 것은 말리다. 늘 기운이 넘쳐 가구나 이불을 몽땅 뜯어놓는 사고뭉치지만 천둥이 치면 두려움에 서럽게 울고 슬픔에 빠진 주인을 위로할 줄도 아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말리는 개를 키우는 관객이 아니더라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촬영을 어떻게 했는지 놀라울 정도로 표정부터 행동까지 훌륭하게 연기한 개들 덕에 보는 즐거움이 크다.

동시에 "말리와 나"는 어른들을 위한 진지한 가족영화이자 성장영화다. 가족 구성원들이 자신의 꿈을 조금씩 희생하면서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 삶과 이별에 관한 진지한 성찰은 따뜻한 감동을 준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흥행에 성공했던 데이비드 프랭클 감독이 연출했다.

1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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