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진출 이경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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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진출 이경헌 원장
  • 윤종원
  • 승인 2005.02.0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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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조기정착에 성공했다고 자평합니다."
한국의료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작년 3월 베트남 호찌민(옛 사이공)시에 개원한 성모안과병원의 이경헌 원장은 베트남의료시장은 초기진입장벽이 높지만 이 단계만 극복하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이 원장과의 일문일답.

▲개원한 뒤 지난 10개월 간의 성과는 무엇인가.
= 수익면에서는 솔직히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이 못된다. 그러나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이 연간 8%대를 상회하면서 고급의료서비스를 찾는 수요층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가장 큰 성과는 외국계 의료기관에 대해 현지인들이 갖고 있는 거부감 희석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점이다. 현지에서 채용한 베트남 의료진에게 한국의 수준 높은 의료기술을 전수하는 것도 보람이다.

▲거부감 희석에 성공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 오랜 식민지배시대와 전쟁을 겪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베트남인들의 가슴 한가운데에는 외국인에 대한 반감성 거부감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생명을 다루는 의료분야에서 이런 감정은 더하다. 그러나 개원 직후 지난 10개월 동안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기술과 서비스면에서는 선진국에 못지 않으면서도 수가면에 서는 3분의1의 비용으로 시술을 제공했다. 이런 사실이 자연스럽게 환자들과 현지의료계 사이에 소문이 나면서 병원을 찾는 사람들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또 한달 평균 10명 가량 빈곤층을 골라 무료수술을 해주고 있는 것도 거부감 희석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어려움도 많을텐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 개원 과정과 개원 후에도 솔직히 어려움이 많다. 가장 큰 것은 역시 행정적인 어려움이다. 10년 전 무료 의료봉사활동에서부터 시작된 베트남과의 인연으로 개원을 결심하면서 온갖 어려움을 겪었다. 호찌민시로부터 개원허가를 받았으면서도 최종인가당국인 보건부측의 승인이 늦어져 한때는 포기할까 고민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경쟁자 관계일 수밖에 없는 현지의료계의 보이지 않는 차별도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로서 다른 병원에서도 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된 환자들이 찾아와 기적을 요구할 때 이를 실현시켜주지 못하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

▲ 한국의료기관의 베트남 진출이 봇물을 이룰 전망인데 권고할 것이
있다면.
=현지에 처음 문을 연 병원이다보니 여러 곳에서 자문을 구해온다. 이 경우 일관되게 강조해오고 있는 것이 베트남의료시장을 만만하게 보지 말라는 점이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많다는 이야기다. 신청에서부터 개원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고 까다로운 행정절차, 한국에 비해서도 결코 만만찮은 임대료 수준, 기술과 서비스면에서 현대화된 현지 의료진 채용 과정에서의 어려움, 경우에 따라서는 노골적인 현지 의료계의 차별화 현상 등 어려움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런 장벽을 넘어서려면 우선진출의 필요성을 충분히 점검한 뒤 장기간에 걸친 종합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중국에 비해 베트남은 진입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지만 이 과정만 극복하면 장기적으로는 전망이 있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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