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비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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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비발디
  • 이경철
  • 승인 2009.01.05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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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개봉하는 영화 "비발디"는 전기 영화가 객관성을 잃었을 때 얼마만큼 실망스러울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작곡가로 불리는 비발디의 일생을 소재로 하면서도 정작 그의 삶을 시기 순으로 단조롭게 나열하는 데 그치고 있다.

영화는 먼 발치에서 비발디의 인생을 듬성듬성 훑기만 한다. 관객들이 정작 궁금해 하는 비발디의 음악은 배경 음악 수준에 그칠 뿐이며, 작곡의 동기가 될 만한 사건이나 작곡 당시 비발디의 심리 따위는 가볍게 생략한다.

전기 영화이면서도 인물을 제대로 마주 보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우를 범한 셈이다.

그 대신 영화는 비발디를 둘러싼 나쁜 소문들을 방어하는 데 집중한다. "비발디 기념사업회" 쯤 되는 단체가 만든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영화가 그려내는 비발디는 현실에 없는 인물처럼 올바른 행동만 일삼고 주변 인물들은 한결같이 그를 모략하는 데만 온 힘을 쏟는 악당들이다.

잘난 척하는 비발디와 비발디 치켜세우기에 바쁜 감독에 관객들은 머쓱해 질 뿐이다.

18세기 이탈리아의 베니스. 가톨릭 사제였던 비발디는 천재적인 바이올린 연주 실력과 작곡 능력을 타고났다.

이 덕분에 음악학교 교사로 일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몸을 약해 정작 미사는 봉헌하지 못하자 베니스 교구의 주교로부터 미움을 산다.

워낙 실력이 뛰어난 까닭에 그의 명성은 이탈리아를 넘어 온 유럽에 퍼지고 그가 쓴 오페라 역시 큰 인기를 모으지만 여배우와의 밀애 같은 좋지 못한 소문도 꼬리를 문다.

비발디가 베니스 출신인 만큼 배경은 주로 이탈리아지만 프랑스 출신 감독 장 루이 길예르모가 메가폰을 잡았으며 프랑스 제작사가 제작했다. 주인공 비발디는 "파리넬리"(1995년)로 유명한 이탈리아 배우 스테파니 디오니시가 연기했다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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