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으로 베트남 양계농 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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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으로 베트남 양계농 큰 위기
  • 윤종원
  • 승인 2005.01.29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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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조류독감사태로 베트남의 양계농들도 큰 위기에 직면했다.

베트남인들이 전통적으로 선호하던 닭고기를 외면하면서 사육농민들이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큰 명절인 떼트(설)을 앞두고 특수를 기대해온 사육농민들은 매기가 뚝 떨어진 데다 가격마저 폭락하면서 울상이다.

조류독감이 처음으로 발생한 작년에도 전국적으로 1억달러가 넘는 경제적 피해를 당한 사육농민들은 올들어서도 조류독감 희생자가 속출하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현재 하노이와 호찌민 등 주요 대도시 시장에서 거래되는 닭고기값은 ㎏당 1만5천동(1천원)으로 불과 20여일만에 5천동(300원) 가까이 급락했다.

이런 사정은 조류독감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호찌민 등 남부지역이 더하다. 닭고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빙타이시장이 경우 최근 닭고기가 아예 자취를 감췄다. 거래가 없으니 당연히 가게들도 일시 폐점한 상태다.

닭고기를 찾는 소비자들도 위생상태가 열악한 재래시장보다는 아무래도 메트로등 대형할인점이나 슈퍼마켓을 선호한다. 그러나 이곳들도 한달 전보다는 판매가 30% 이상 줄어들었다.

대형체인망을 갖춘 대표적인 슈퍼마켓 가운데 하나인 호찌민시은 "올들어 벌써 5번이나 가격을 낮췄지만 닭을 찾는 소비자들은 1달 전에 비해 평
균 30% 이상 감소했다"면서 "현 추세라면 가격도 ㎏당 1만동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촌개발 부와 보건부는 사육농가의 가중되는 어려움을 고려해 TV 등을 통해 위생처리를 한 닭고기나 계란을 섭취할 경우 조류독감 감염 위험성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미 돌아서버린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익명을 요구한 농촌개발부 관계자는 "28일 현재 조류독감이 발생한 28개 지역에서 살(殺)처분한 닭과 오리 등 가금류수는 대략 61만3천여마리"라면서 "살처분한 가금류에 대해서는 사후에 일정한 금액을 정부에서 보조하지만 사육농민들을 도와주기 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실토했다.

농촌개발부의 부이 쾅 안 가축위생국장 겸 대변인도 외신기자회견에서 "올해는 작년과 달리 몇마리씩 기르는 영세농가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 것이 특징"이라면서 닭고기 소비급감과 살처분 가금류수 증가에 따라 사육농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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