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커넥트
상태바
영화 - 커넥트
  • 이경철
  • 승인 2008.11.17 1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려 급하게 공항으로 차를 모는 밥(古天樂ㆍ고틴록)의 휴대전화에 갑자기 모르는 여자 그레이스(徐熙媛ㆍ서희원)의 전화가 걸려온다.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것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납치됐다"는 황당한 얘기. 어딘지 모를 외딴 곳의 창고에 갇힌 그레이스는 부서진 전화기를 힘들게 연결한 뒤 무작위로 전화를 건 끝에 어렵게 밥의 휴대전화에 연결된 터다.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그레이스. 어렵게 그레이스의 말을 믿게된 밥은 그녀의 부탁을 받고 위험에 빠진 그녀의 딸과 남동생을 구하기 위해 학교로, 병원으로 동분서주하지만 평범한 시민인 그에게 상대는 대적하기 힘들 만큼 강하다.

20일 개봉하는 액션 스릴러물 "커넥트"는 구하는 자와 구출을 기다리는 자를 휴대전화로 연결하는 흥미로운 설정에서 출발한다.

남녀 주인공을 연결하는 유일한 끈은 바로 휴대전화이며 만약 전화가 끊기면 다시 통화가 연결될 수 없는 상황. 배터리는 한정돼 있고 통화권 이탈지역이라는 난관도 등장하지만 "1대1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전화 통화의 특성상 제3자인 남들에게 위기 상황을 알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영화는 주인공이 전화 통화를 하면서 악당들을 물리쳐야 한다는 설정을 통해 여러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엮어낸다.

차가 뒤짚어지고 언덕에서 굴러떨어지는 상황에서도 밥은 절대로 휴대전화를 놓쳐서는 안되며 휴대 전화 배터리가 다 닳아 통화가 끊길 위험에 처하자 충전기를 찾아 동분서주한다.

악당에 맞서는 남자와 그를 기다리는 여자는 통화만 계속할 뿐 서로 모르는 사이다. 남녀 주인공이면서도 영화의 엔딩 장면에서 서로 마주칠 때까지 생면부지의 남이다.

"천장지구"의 감독으로 유명한 홍콩의 베테랑 감독 천무성(陳木勝)은 이 같은 기발한 설정을 추격신과 액션신으로 치장하고 여기에 유머를 곁들여 상영시간이 아깝지 않은 상업 영화를 완성했다.

킬링타임용으로는 제격이지만 "커넥트"는 홍콩영화의 오랜 한계 중 하나인 허술한 이야기 구조도 함께 갖췄다.

우연이 남발되고 억지스러운 설정도 많아 실소를 자아내는 장면이 많다. 여자 주인공은 마침 전자통신 전문가여서 극한 상황에서도 전화선을 연결한다. 개인사정이 바쁜 남자 주인공이 모르는 여자를 구하러 온갖 위험을 불사하는 동기 역시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

"폰부스"의 래리 코언이 시나리오를 썼고 킴 베이싱어가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영화로 한국에는 개봉되지 않은 "셀룰러"를 리메이크했다. 지난 9월 홍콩 개봉 당시 자국영화로는 24주만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에 성공했다.

15세 관람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