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위해 모유 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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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 위해 모유 마셔
  • 윤종원
  • 승인 2005.01.2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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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국인 암환자가 암치료의 일환으로 4년동안 모유를 마시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고 BBC인터넷 판이 25일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하워드 코언(59)이라는 전립선암 환자.

이론물리학 박사인 그는 지난 1999년 암으로 진단받은 후 암 관련 서적들을 독파해 나가던 중 모유의 한 성분이 암세포를 죽인다는 연구결과가 실린 논문을 한 편 발견했다.

스웨덴 룬트대학 연구진이 모유의 알파 락트알부민 올레산 성분이 시험관에서 뇌종양세포를 죽이는 것을 발견한 것이었다.이후 연구에서 이 성분은 자궁경부암과 관련된 바이러스로 생기는 사마귀도 치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코언은 8개월 된 아기에게 수유하고 있는 전 직장 동료의 아내에게서 모유를 공급받을 수 있었다. 암투병 경험이 있던 이 여성은 기꺼이 모유를 주기로 했으며 코언은 일주일에 한번씩 냉동한 모유를 가져와 하루에 3.5온스(약100g)씩 마셨다.

이 후 이 여성이 아기에게 젖을 떼자 코언과 그의 부인은 캘리포니아 모유은행과 접촉해 의사의 처방전이 있으면 모유를 팔겠다는 동의를 얻었다.

캘리포니아모유은행은 지난 4년동안 처방전이 있는 성인 28명에게 모유를 팔았다고 밝혔다.

그는 비뇨기과 주치의 등 여러 의사들이 모유 처방전 작성을 거부했으나 대체의학에 관심이 많던 한 내과의사를 알게 돼 결국 처방전을 받았다.

코언은 이제 일주일에 2병씩 모유를 마시고 있으며 앞으로 양을 더 줄일 계획이지만 평생 모유를 마시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유는 내가 먹고 있는 비타민이나 미네랄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호르몬요법 등은 부작용 우려가 있어 받지 않았다며 모유의 효과가 전혀 없을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 놓았다고 밝혔다.

모유 맛에 대한 질문에 그는 "그렇게 좋진 않다. 좀 기름지고 안좋은 뒷맛도 있어 다른 영양소도 보충할 겸 과일이나 두부, 요구르트를 섞어 스무디를 만들어 먹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의 암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 등을 제기하면서 모유의 치료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들이다.

미국암협회의 존 스티븐스 박사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가 없다"며 "가능성을 놓고 보더라도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대학 임상약리학ㆍ암치료연구실의 데이비드 커 박사도 "확실한 증거가 없는 소수의 "일화"들만 있다"며 "증거 없이 임상 효과나 효능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캘리포니아모유은행의 폴린 사카모토는 "일부 위약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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