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언더 더 쎄임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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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언더 더 쎄임 문
  • 이경철
  • 승인 2008.10.1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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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멕시코 소년이 엄마를 찾아 헤매는 1500㎞의 여정을 담은 멕시코 영화 "언더 더 쎄임 문"(감독 패트리샤 리겐)은 멕시코판 "엄마 찾아 삼만리"라고 할 만한 작품이다.

외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9살 소년 카를리토스(아드리안 알론소)는 미국으로 일하러 간 엄마 로사리오(케이트 델 카스틸로)와 같이 사는 것이 꿈이다. 엄마는 매주 일요일 아침 10시에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어온다.

어느 날 외할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로사리오가 카를리토스에게 꼬박꼬박 보내는 생활비를 탐낸 삼촌 부부가 카를리토스를 데려가 키우고 싶어하자 카를리토스는 미국으로 엄마를 찾아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주소 하나 없이 길을 떠난 카를리토스의 여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어린 소년의 시선을 따라간 "언더 더 쎄임 문"은 솔직한 영화다. 미국에서 4년을 일했지만 아들을 데려올 수 없는 엄마나 미국-멕시코 국경을 직접 넘는 소년을 묘사하며 불법체류 문제와 남미 이주노동자 문제를 담는 시선이 그렇다.

줄거리는 예상가능하고 새로울 것이 없지만 산 넘어 산처럼 기다리고 있는 각종 장애물을 엄마를 찾겠다는 굳은 일념으로 헤쳐나가는 의젓한 소년의 여정은 그래도 흥미롭다. 무책임한 소년의 아버지, 나이를 떠난 우정을 나누는 어른 소년 등 소년의 곁을 스쳐지나가거나 지켜주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다.

특히 고난을 이겨 나가는 어린 소년의 애틋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도 관객에게 과도한 감동을 강요하지 않는 점이 돋보인다. 결정적인 순간에 직접적인 표현을 삼가지만 가슴에 울림을 주는 마지막 장면은 영화의 백미다.

16일 개봉. 전체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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