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나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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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나오코
  • 이경철
  • 승인 2008.09.0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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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세상사에 지친 관객이라면 18일 개봉하는 "나오코"가 휴식 같은 영화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는 잔잔함 속에 감동을 담는 "착한 영화"에 가깝다. 착하다고 영화보는 재미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극적인 화면이나 설정은 없지만 영화는 등장인물들의 뜀박질만큼이나 힘이 넘친다.

이는 기본적으로 영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언뜻 두 청춘 남녀의 로맨스를 다룬 듯 하지만 영화는 결국 상처와 치유, 죽음과 삶에 관한 성찰이며 우정과 배려를 통해 성장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잔잔한 듯 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영화는 역전 달리기 대회라는 소재와 닮아있다.

역전 달리기 대회는 42.195㎞의 마라톤 레이스를 여러 명이 팀을 이뤄 나눠 달리는 육상 경기. 호흡이 길지만 엎치락 뒤치락하는 영화 속 역전 마라톤은 다른 스포츠 못지않게 스릴이 넘친다.

육상대회의 스태프와 선수로 우연히 만나게 된 고등학생 나오코(우에노 주리)와 유스케(미우라 하루마). 두 사람은 서로에게 큰 상처로 남은 어릴적 사건으로 얽혀 있다.

휴향 차 규슈 지역의 섬 "나미키리지마"에 갔다가 물에 빠진 나오코를 유스케의 아버지가 구하다가 숨을 거둔 것. 너무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유스케에게 나오코는 원망의 대상이었고 나오코 역시 미안한 마음이 여전히 흉터로 남아있다.

유스케는 육상선수였던 아버지의 실력을 이어받아 "동해의 질풍"으로 불리는 육상 유망주로 성장했다.

단거리인 100m달리기에서 유망주이지만 유스케의 다음 목표는 고향 규슈 지역의 역전 마라톤 우승이다. 육상부의 다른 친구들과 함께 뛰어 우승하는 것은 어린시절부터의 꿈이었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뒤를 잇는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는 일이다.

나오코는 자신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유스케의 주변을 맴돌다 유스케의 육상 감독인 니시우라(쇼후쿠테이 쓰루베)의 눈에 띄게 되고 그로부터 육상부의 매니저가 돼 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고민 끝에 제안을 따르기로 한 나오코는 여름방학을 맞아 유스케와 그의 친구들이 모인 육상부의 전지훈련에 합류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후반부 역전 마라톤 대회다. 육상부원들과 나오코의 여러 상처와 고민들은 각자 1명씩 주자로 나서는 역전 마라톤 경기 중 발산되고 마침내 치유된다.

결국 성장담인 이 영화는 영화 "스윙걸스"에서부터 TV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등을 거치며 차근차근 커가고 있는 우에노 주리의 배우로서의 성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덜 유명하지만 남자주인공 유스케 역의 미우라 하루마는 "고쿠센"이나 "블러디 먼데이" 같은 일본 드라마를 통해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유망주"다.

감독은 "안녕, 미도리짱", "로보컴" 등을 만든 후루마야 도코유키. 일본에서 베스트셀러이며 한국에서도 인기를 모은 동명의 만화가 원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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