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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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미러
  • 이경철
  • 승인 2008.08.27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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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만한 리메이크판을 찾기는 쉽지 않다지만 내달 18일 개봉하는 공포물 "미러"는 이례적이다.

"미러"는 2003년 여름 개봉했던 김성호 감독의 한국 영화 "거울 속으로"(주연 유지태)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영화다. 공포의 대상이나 배경 장소, 주인공이 처한 상황 정도만 원편에서 빌려왔을 뿐 영화는 상당부분 새롭게 재구성됐다.

리메이크판의 감독 알렉상드르 아자가 원편을 재구성하면서 하드고어 호러물의 잔인함과 오컬트 영화의 신비주의를 덧칠했다.

살해장면의 핏빛은 한층 진해졌고 피가 흘러나오기까지의 과정도 잔인해지며 관객에게 주는 충격도 커졌다. 이야기 전개와 결말도 명확하고 촘촘해졌다.

한국 영화의 리메이크판이라고만 생각하면 다소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미러"는 사실 "거울속으로"와 비슷한 시기 개봉했던 화제작 "엑스텐션"의 감독 알렉상드르 아자가 내놓는 신작이다.

팽팽한 긴장감과 충격적인 복선, 그리고 잔인한 화면으로 화제를 모았던 "엑스텐션"은 당시 25세였던 프랑스 출신 젊은 감독 아자의 존재를 세계에 알렸던 작품이다.

정직상태인 경찰관 벤(키퍼 서덜랜드)은 삶의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수로 경찰관을 죽여 당장 생계가 힘들어지고 성격이 날카로워졌으며 아내 에이미(폴라 패튼)와는 별거 중이다.

하루하루를 술로 보내던 벤은 새 삶을 시작하기로 하고 야간 경비원이 된다. 그가 경비를 서는 건물은 한때는 화려했지만 화재로 지금은 폐허가 된 백화점이다.

불에 타 음침한 건물의 순찰을 돌던 벤은 이상하리만큼 깨끗한 거울을 보고 심상치 않은 기운을 발견한다. 거울 속의 자신이 현실의 자신과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 여기에 불에 타 사람이 신음하는 환영까지 자꾸 나타나자 벤은 경비원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거울 속 악령의 힘은 백화점 건물 안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함께 살던 여동생이 참혹한 시체로 발견되고 별거 중인 아내와 아이들까지 위험에 빠지자 벤은 직접 보이지 않는 존재의 실체를 파악하러 나선다.

원작에 비해 리메이크판의 거울은 힘이 한층 세졌다. 이는 거울의 개념이 "반사되는 모든 것들"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TV 모니터, 액자, 문 손잡이 등 모든 것이 악령이 자리를 옮겨가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거울인 셈이어서 주인공이 숨을 곳은 점점 줄어들고 공포의 강도는 커진다.

공포의 도구로 거울이 갖는 신선함, 씨줄과 날줄이 촘촘하게 얽혀있는 스토리, 잔인한 화면이 주는 시각적인 충격에다 주인공 키퍼 서덜랜드의 리액션 연기가 관객들에게 소름끼치는 경험을 선사한다.

예기치 못한 순간에 튀어나와 점점 자신을 압도해가는 악령에 질리는 그의 모습은 "공포영화 보기"의 즐거움을 준다.

"미러"는 18일 미국에서 개봉해 첫 주말만 1천11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한국 리메이크작 중 가장 좋은 성적인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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