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아기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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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아기와 나
  • 이경철
  • 승인 2008.08.0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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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 스타 장근석이 "원톱"으로 나서는 영화 "아기와 나"의 출발점은 지상 50㎝ 정도. 현실성이나 개연성은 애초에 큰 고려대상은 아니었던 것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영화는 10대의 임신이나 해외 입양, 빈부의 격차 같은 무거운 현실을 가볍게 뛰어넘은 채로 출발한다. 코미디 영화인 "아기와 나"의 승부처는 이보다는 웃음과 감동이다. 코미디로 출발해서 감동으로 끝나는 충무로 코미디 영화의 전형을 따른다.

부잣집 아들에 싸움도 잘하고 얼굴도 잘생긴 준수(장근석)의 인생에 어느 날 2가지 "태클"이 들어온다. 하나는 말 안 듣는 아들 때문에 못살겠다며 부모님이 가출해버린 것, 다른 하나는 자신의 아이라며 배달된 아기다.

졸지에 아기 아빠가 된 준수. 아기 엄마를 찾아 나서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고 울어대는 아기를 달래기 위해 젖 동냥에 나서지만 당황해 하는 여자들에게 뺨 맞기 일쑤다. 보육원에 맡길까, 몰래 버려 버릴까 고민하던 준수는 슬슬 아기와 정이 들기 시작한다.

시트콤 연출자 출신으로 이 영화로 영화에 데뷔하는 김진영 감독이 보여주는 웃음과 감동은 강펀치 보다는 잽에 가깝다.

"문제아" 고등학생이 아기를 키우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작은 에피소드들은 배꼽을 잡을 만한 폭소보다는 가볍게 킥킥댈 수 있는 작은 웃음을 담고 있으며 후반부 감동 역시 농도가 그리 진하지는 않다.

웃음은 뻔한 줄거리보다는 연기자들의 개인기에서 나온다. 그만큼 교사 역의 김정난을 비롯해 김병옥, 박현숙, 정규수, 장정희 등 조연진과 아기 목소리를 연기한 박명수나 단역으로 깜짝 출연한 김구라ㆍ이문식 같은 카메오 출연자들의 역할이 크다.

가볍게 즐길만한 코미디 영화를 찾는 관객들 혹은 장근석의 매력에 빠져있는 팬들이라면 "아기와 나"는 만족스러울 듯하지만 그 이상의 다른 것을 기대하는 영화팬들이라면 어울리지 않을 듯하다.

특히 "이게 말이 돼", "이게 뭐가 웃겨"라는 말을 입에 달고 영화를 관람하는 "비판적" 관객이라면 미소대신 쓴웃음을 지으며 극장문을 나설 수도 있겠다.

1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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