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레이징 헬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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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레이징 헬렌
  • 윤종원
  • 승인 2005.01.1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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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서 케이트 허드슨의 행보는 분명 독특하다. `고작" 1979년 생이지만 그녀는 출발부터 스크린에서 `의젓"했다. 또 전형적인 미인형이 아님에도 엄마 골디 혼으로부터 물려받은 백만불짜리 미소와 늘씬한 몸매를 무기로, 그리고 당찬 연기력으로 이름을 분명히 알리고 있다.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을 찍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그녀의 선택은 주류 상업영화는 아니다. 그것이 때로는 판단 착오에서 빚어진 결과일지라도 그의 스타성에 비춰볼때 지금까지의 필모그라피가 상당히 독특한 것은 틀림없다. (13살 연상의 로커와 결혼해 작년 7월에 첫 아들을 낳은, 사생활적 측면도 그러하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레이징 헬렌(Raising Helen)"도 그렇다. 솔직히 국내에서는 케이트 허드슨의 인기가 바닥을 치기 때문에 이 영화는 아마도 곧바로 비디오로 출시될 것이다.(수입ㆍ배급사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굳이 그녀의 인지도까지 안 가도 이 영화는 그녀의 전작 `프렌치 아메리칸" 처럼 상업성이 떨어진다.

영화는 잘 나가는 모델 에이전트이자 맨해튼의 화려한 싱글인 헬렌(케이트 허드슨 분)이 졸지에 세명의 조카를 떠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해답은 없다. 여성의 사회적 성공과 육아는 인류가 영원히 해결하지 못할 문제 중 하나 아닌가. 영화는 헬렌이 결국 직장을 그만두는 쪽을 택한다. 출장을 못가는 것은 물론, 밤낮을 못 가리는 바쁜 직장을 다니며 세 아이를 키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성공된 미래를 보장받는 그가 하루아침에 꿈을 포기하는 모습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더구나 엄마도 아니고 이모인데.

영화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한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피상적이고 무책임하다. `결론은 가족"이라는 메시지는 스크린에 조차 융화되지 못한다.

그냥 변화를 감상하라. 사춘기 조카가 자신을 미워할까봐 잘못된 행동을 해도 혼내지 못하던 철딱서니 없는 이모가 일련의 `미쳐버릴 것 같은" 사건과 소동을 거치며 비로소 `엄마"로 변하는 모습. 또 헬렌 세 자매 간의 끈끈한 혈육의 정과 궁금증을 유발하는 죽은 언니의 유서가 그나마 끝까지 관심의 끈을 놓지 않게 한다.

`나의 그리스식 웨딩"에서 매력적인 남자로 출연했던 존 코벳이 이번에는 루터교 목사라는 독특한 직업으로 출연한다.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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