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잘못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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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잘못된 만남
  • 이경철
  • 승인 2008.07.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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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 연희(유수영)를 단짝 친구 일도(정웅인)에게 빼앗겼던 호철(성지루)은 실연의 상처를 치유하려고 입대한 군부대에서 뜻밖의 횡재를 한다. 일도가 바로 소대 "쫄따구"로 들어온 것이다.

갖은 얼차려로 일도에게 군대의 "쓴 맛"을 보여준 호철. 호철 입장에서 일도는 첫사랑을 빼앗은 천하의 의리없는 녀석이지만 이로써 일도에게 호철은 지옥같은 군생활 기억을 남긴 악마같은 존재가 됐다.

두 사람의 악연은 서로 사는 곳이 달라지면서 일단락이 됐다. 호철은 제대 후 고향 영덕에서 택시 운전사로 일하며 자리를 잡았고 일도는 경찰관이 돼 서울에서 근무한다.

10여년간 끊겼던 두 사람의 "잘못된 만남"은 일도가 영덕 근무를 명받으면서 다시 이어진다. 마침 일도가 이사온 곳은 호철의 바로 옆집. 두 친구는 사사건건 충돌하며 티격태격한다.

10일부터 관객들을 만나는 영화 "잘못된 만남"의 출발은 신선하다고 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흥미롭다. 두 캐릭터의 개성이 명확하고 그 캐릭터를 맡은 배우들의 연기력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대립하는 캐릭터들과 이들 사이에 풍성한 에피소드가 결합한다면 볼만한 코미디 영화가 될 수 있으니 일단 될성부른 떡잎 정도는 되는 셈이다.

하지만 "출사표"와 달리 영화는 캐릭터 설정부터 삐걱거린다. 두 사람이 앙숙이 되는 과거의 모습이 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아 두 캐릭터의 갈등은 명확하게 부각되지 않는다.

캐릭터가 설정되는 과정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나 이들이 다시 만난 이후 줄거리 전개가 평범하게 이어진다는 것 역시 흥미를 떨어뜨리는 요소다.

담담히 흘러가던 영화는 이제는 한물간 스타일인 과거 한국 코미디 영화의 전형처럼 갑작스러운 액션과 감동 스토리로 "점프"한다. 틈만 나면 으르렁대던 두 인물이 그다지 설득력 없는 과정을 통해 하나로 뭉치게 되니 막판에 등장하는 정웅인, 성지루 두 배우의 열연은 생뚱맞아 보일 뿐이다.

"역사속으로", "인물 한국사" 등 TV 프로그램으로 방송가에서 잔뼈가 굵은 정영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5월 말 개봉한 "방울 토마토"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감독이 한달여만에 다시 관객들에 선보인 차기작이다.

15세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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