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노크:낯선자들의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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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노크:낯선자들의 방문
  • 이경철
  • 승인 2008.07.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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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두드려서 인기척을 내는 일" 정도의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노크는 비언어적 의사소통 방식이다. 노크는 문 밖의 세계와 문 안쪽의 공간을 명확히 둘로 나눈다.

노크 소리만으로는 문 건너 저편에 누가 있는지 알 수 없고 따라서 어떤 의도로 문을 두드리는지 알 방법도 없다. 문 안쪽의 사람에게 노크는 자신의 공간에 외부 사람의 개입이 시작되는 첫 단계이기도 하다.

영화 "노크:낯선자들의 방문"에서 새벽시간 외딴 집에 있던 크리스틴(리브 타일러)과 제임스(스캇 스피드맨) 커플의 경우 노크는 공포의 대상이 된다.

새벽 4시 친구의 결혼식에 갔다가 시골의 별장에 온 두사람.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의 귀에 의문의 노크 소리가 들려온다.

노크를 한 사람은 얼굴에 마스크를 쓴 소녀다. "타마라 있어요?"라는 알 수 없는 질문을 던진 이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공포는 제임스가 담배를 사러 나간 사이 크리스틴이 혼자 집을 지키고 있을 때 고조된다. 둔탁한 주먹이 다시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것. 문을 열어주지 않자 노크 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그만큼 크리스틴이 느끼는 두려움도 강해진다. .

제임스가 돌아오지만 상황은 그다지 나아질 게 없다. 전화선이 끊기고 전화기가 없어지더니 차까지 불에 타 두 사람은 이제 외딴곳에 완전히 고립된다. 집 주위에는 아까 그 아이와 어른 2명이 모두 가면을 쓴 채 서성이고 노크 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노크:낯선자들의 방문"은 공간과 소리를 이용해 공포감을 고조시키는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영화 속 "낯선자"들은 후반 이전까지는 주인공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지만 고립된 공간 속의 주인공 커플과 이들을 보는 관객들의 긴장감은 소리에 의해 점점 팽창한다.

문을 두드리는 둔탁한 노크 소리, 오래된 창문의 삐걱거림, 바람에 흔들리는 창문이 흔들리는 소리, 창 밖에서 들려오는 바람의 기분 나쁜 소리 등 상황 속에 있는 소리를 적절히 사용하면서 영화는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렇게 애써 축적한 긴장감은 중반 이후 주인공들이 집이라는 공간을 벗어나고 "낯선자들"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김이 빠지는 느낌이다. "낯선자들"은 그다지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무기나 체격도 강해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주인공들이 왜 이리 허둥대나 하는 의구심이 생길 정도다.

1977년생 31살의 젊은 감독 브라이언 버티노의 데뷔작으로 원제는 "낯선자들"이라는 뜻의 "The Strangers"다.

7월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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