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핸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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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핸콕
  • 이경철
  • 승인 2008.06.25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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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에는 핸콕(윌 스미스)이라는 슈퍼히어로가 있다.

망토를 걸치거나 폼나는 유니폼을 입지는 않았지만 위기에 처한 시민들 앞에는 어김없이 나타나는 장면은 웬만한 영웅들 못지 않게 멋있다.

하지만 이 슈퍼히어로, 다른 영웅들과는 뭔가 다른 게 있다. 바로 까칠한 성격이다.

시민들에게 쳐다보지 말라며 "뻑큐"를 날리는데다 밤낮 안 가리고 술병을 차고 다닐 정도의 알코올 중독자여서 입에서는 술냄새가 풀풀 풍긴다.

덥수룩한 수염에 구질구질한 반바지 차림은 슈퍼히어로보다는 노숙자에 가깝고 사람 구할 줄만 알지 남의 물건 귀한 줄 몰라 시민들로부터 줄고소를 당한 처지다.

다음달 2일 개봉하는 "핸콕"은 슈퍼히어로 장르 영화의 공식에 대한 변주가 유쾌한 영화다.

기존 슈퍼히어로들과 전혀 성격이 다른 슈퍼히어로가 등장해 장르의 법칙과 충돌하며 발생하는 웃음이 재미의 포인트다.

핸콕의 까칠한 성격 탓에 시민을 구한 후에도 환호 대신 야유가 쏟아지고 핸콕은 욕설과 빈정거림으로 맞선다.

하늘을 날아 오르거나 땅에 착지하는 장면에서도 슈퍼맨 같은 여유는 찾아보기 힘들다. 뜨고 내릴 때마다 멀쩡한 아스팔트에 구멍을 내니 시민들은 동경하는 대신 깜짝 놀라며 짜증을 낼 뿐이다.

어느날 홍보 전문가 레이(제이슨 베이트먼)의 목숨을 살려준 핸콕은 그에게서 대중이 좋아할 이미지로 변신시켜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사실 이 엉뚱한 슈퍼히어로는 기억상실증에 걸려 가족도 없이 혼자 사는 처지다. 레이의 집에 초대받아 그의 부인 메리(샬리즈 시어런)를 본 핸콕은 뭔지 모를 이상한 감정에 휩싸인 끝에 레이의 제안을 받아들여 새로운 이미지로 거듭난다.

슈퍼 히어로 비틀기로 웃음을 주던 영화는 중반 이후 메리의 정체가 밝혀지며 반전을 겪은 뒤 액션보다는 멜로에 초점을 맞춘다. 반전 자체는 신선한 편이지만 초반에 비해 유머나 액션의 강도는 한층 떨어진다.

그래서 한층 더 화끈한 액션을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다소 실망스럽겠지만 샬리즈 시어런의 팬이라면 후반부 로맨스가 반가울 수도 있다.

"미스터&미세스 스미스"의 제작자 아키바 골즈먼이나 "콜래트럴"의 감독 마이클 만이 제작했으며 "킹덤"의 피터 버그가 메가폰을 잡았다.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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