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파트너는 에이전트 99(앤 해서웨이)로, 현장에서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과거에 한번 얼굴이 공개된 적이 있어 성형수술로 외모를 싹 바꾼 베테랑 요원이다. 둘은 카오스의 음모를 캐기 위해 길을 떠난다.
1960년대 TV 시리즈를 21세기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영화 "겟 스마트"의 장르는 첩보 코미디다. 영화는 줄거리나 규모 면에서는 첩보 액션물이지만 방점은 "첩보" 보다는 "코미디"에 찍혀있다.
코미디를 이끌어나가는 힘은 촘촘하게 짜인 구성이나 영민한 유머 감각이 아니라 몸 개그와 말 장난, 그리고 한바탕 소동이다.
그런만큼 줄거리의 허술함이나 전개 과정의 비논리성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할 수 있다. 그보다는 얼마나 관객을 웃길 수 있을 지에 영화의 성패가 달려 있는 듯하다.
많은 미국식 슬랩스틱 코미디가 그랬듯이 과장되고 반복되는 유머를 받아들일 자세가 되지 않은 관객이라면 상영시간 내내 어이없어 하다가 극장을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도통 정리되지 않는 난장판과 나사가 풀린 듯한 실없는 유머를 마음을 열고 받아들인다면 시종일관 기분 좋게 웃으면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코미디에 굳이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할 필요가 있었을지 의문스럽기도 하지만 헬기와 열차를 이용한 추격신이나 건물 폭파신 등은 웬만한 블록버스터급 첩보 스릴러 못지않은 볼거리를 선사한다.
여러 단점을 가장 확실하게 덮어버리는 것은 제 몫을 다한 두 주연배우 스티브 카렐과 앤 해서웨이의 예상외 조합이다.
코미디 연기로는 정평이 난 카렐은 나이를 잊고 최대 장기인 "자학 개그"를 제대로 보여준다. 일단 눈에 띄는 미모 때문에 어설픈 몸 개그는 통하지 않는 해서웨이는 적절한 정도의 "공주병 개그"로 카렐에게 장단을 맞춰 준다.
피터 시걸 감독은 "겟 스마트" 전에 "총알 탄 사나이3", "첫키스만 50번째" 등을 만들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병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