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베니티 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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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베니티 페어
  • 윤종원
  • 승인 2005.01.1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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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의 시장, 상류사회 풍자
W.M. 태커레이(William Makepeace Thackeray)의 동명소설 `베니티 페어"(Vanity Fair)가 인도 출신 미라네어 감독의 연출로 다시 영화화됐다.

19세기 중반에 쓰인 이 소설은 그동안 할리우드나 미국 방송가에서 단골로 영상화되어 왔다. 상류사회로의 신분상승을 꿈꾸는 여성의 인생이 영화의주요 줄거리. 여주인공 베키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 캐릭터 스칼렛 오하라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제목 `Vanity fair"는 17세기 J.버니언의 소설 `천로역정"(The Pilgram"s Progress)에도 나오는 지명이다. 사람들이 허영을 사고 파는 `허영의 시장", 바로 상류사회를 뜻한다.

이 장대한 서사시를 21세기 처음으로 영화화하는 데 핵심역할을 한 사람은 감독미라 네어와 여주인공 리즈 위더스푼 등 두 명의 여성. `몬순웨딩"으로 베니스 영화제 최고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인도 출신 미라 네어가 메가폰을 잡아 무난한 평가를 얻어냈으며 `금발은 너무해" 시리즈나 `스위트홈 알라바마" 등 로맨틱 코미디로 인기를 모았던 리즈 위더스푼이 여주인공 베키 샤프역을 맡아 호연했다.

알코올 중독기가 있는 아버지와 밤무대 가수 사이에서 태어난 베키, 일찍이 고아가 돼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그녀에게는 상류사회 진입이라는 목표가 있다.

이를 위한 첫번째 단계는 명문가의 가정교사가 되는 일. 하지만 `출신 성분" 탓에 일이 쉽게 풀리지는 않는다. 친구이자 명문가의 딸인 아멜리아(로몰라 가레이)의 오빠 조셉(토니 무슬리)도 유혹하지만 결국 실패한 베키는 가난한 집안이지만 부자 고모의 재산을 상속받게 돼 있는 매력남 로든 대위를 만난다.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결혼에 골인하는 베키와 로든. 베키는 결혼으로 귀족 신분을 얻게 됐지만 집안과 등을 돌린 까닭에 가난과 힘들게 싸워나가야 할 처지에 처한다.

베키의 허영은 신분이 상승될수록 커져가고 그런 그녀에게 상류사회의 핵심인 스테인 백작이 접근한다.

한 편의 영화로 완성됐지만 원작 소설은 미니시리즈로 만들어진다면 딱 좋을 만큼의 긴 줄거리와 풍부한 인물군(群)을 담고있다. 이렇게 긴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옮기면서 감독이 선택한 방식은 에피소드 중 몇몇에만 힘을 주는 것보다는 긴 세월과 다양한 인물들을 놓치지 않고 짧게짧게 보여주는 방식.
이 때문에 러닝타임(137분)은 길지만 줄거리는 급하게 흘러가는 편이다. 지루하다거나 수박 겉핥기식이라는 두 가지 비판이 모두 가능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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