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마이 뉴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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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마이 뉴 파트너
  • 이경철
  • 승인 2008.02.27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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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뉴 파트너"를 보면 "투캅스"가 떠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안성기 주연에 형사가 직업이니. 더욱이 안성기의 캐릭터는 좀 무뎌지기는 했지만 "투캅스"의 비리형사와 닮아 있다.

형식도 버디 무비다. 비리를 저질렀던 아버지와 비리를 잡아내는 아들이라는 독특한 설정이 가미된 것.

"슈퍼스타 감사용"의 김종현 감독은 "마이 뉴 파트너"(제작 KM컬쳐) 시사회 무대 인사에서 "이번에는 흥행이 돼 좀 더 빨리 차기작을 찍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솔직하게 털어놓았을 정도로 대중의 기호에 맞춤형으로 만들려 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안성기-조한선, 부자(父子) 콤비를 내세운 "마이 뉴 파트너"는 시대의 폐부를 찌른 코미디 영화 "투캅스"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비판은 무디고, 이야기는 엉성하다. 느슨한 웃음은 갑자기 등장하는 잔혹한 장면에 멋쩍어진다.

스토리 전개마저 중구난방. "부자간의 정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의미 있는 방점을 찾기 힘들다. 영화는 다분히 신파적인데도 타깃층이 어디인지도 불분명하다.

8년 동안 아버지를 쳐다보지도 않았던 아들의 시점이 분명하게 드러났다면 영화가 지금보다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또 배우는 좋은 작품을 만났을 때 빛을 발한다는 걸 새삼 일깨워준다. "라디오 스타"로 한국영화계에 존재감을 확인시킨 안성기는 냉온탕을 드나드는 잰 걸음을 보이지만 그저 바빠 보일 뿐이다. 조한선은 "열혈남아" 때보다 되레 한걸음 물러선 듯해 아쉽다.

강영준(조한선 분)은 경찰대학 수석 졸업 후 내사과에서 동료들에게 "경찰견"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냉정하게 일처리를 한다. 그가 이토록 비리 파헤치기에 집착하는 건 사춘기 시절 비리를 저지른 데다 가정마저 내팽겨쳐 결국엔 어머니를 쓸쓸하게 돌아가시게 만든 아버지 강민호(안성기) 때문이다.

경찰 내부에 마약조직과 연관된 비리범을 밝혀줄 용의자를 쫓아 부산에 온 영준은 풍기단속반장으로 일하는 아버지와 재회한다. 아버지는 반기지만 아들은 냉랭하다. 영준은 오합지졸 같은 풍기단속반 소속 형사들이 못마땅하기 그지없다. 더욱이 설렁설렁 육감에 의존하는 아버지의 수사 방식을 영준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수사 방식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자 영준은 자신도 모르는 새 조금씩 아버지에게 마음을 연다.

그러던 어느 날 용의자 유리를 쫓다 유리가 자살해버리고 경찰이 들이닥친다는 정보를 준 사람이 강민호로 밝혀지면서 영준은 다시 한 번 아버지에게 실망한다.

3월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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