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투 터프 가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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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투 터프 가이즈"
  • 윤종원
  • 승인 2004.12.24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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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모자란 인물들이 한탕을 노리고 범죄를 모의한 탓에 그 과정이 엉망진창이 되고마는 이야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상업영화의 소재로 사랑받아왔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스페인 영화 `투 터프 가이즈" 역시 그런 영화다. 메이드 인 할리우드가 아닌 까닭에 영화는 매우 독특한 분위기다. 돈 냄새도 안나고 세련되지도 않았다. 게다가 주인공 남자들이 워낙 볼품 없어 관객들 역시 처음부터 그들을 신뢰할 수 없다. 하지만 영화는 예상된 수순을 밟지 않는 덕분에 끝까지 시선을 붙드는데 성공한다. 속도감 있게 몰아붙이는 연출이 웬만한 허점은 넘겨버리게 한다.

직업이 킬러라지만 성공률이 거의 제로인 40대 아저씨 파코와 체면이나 눈치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대책없는 말라깽이 청년 알렉스. 두 사람은 백만장자 장인의 유산을 차지할 속셈으로 아내를 납치해 달라는 한 남자의 의뢰를 받고 사건에 뛰어든다. 그런데 엉뚱하게 젊은 창녀 타티아나가 처음부터 끼어들어 얼결에 이들은 삼인조가 된다.

물론 이들의 범죄 전개 과정은 초장부터 망가진다. 설상가상으로 납치극은 의뢰인의 사기로 밝혀지고, 일당은 여인을 곱게 풀어준다. 문제는 그 여인이 마피아의 두목이라는 사실. 전세는 역전돼 이 마피아 두목의 추격전이 펼쳐지고, 비밀을 간직한 타티아나를 쫓는 또다른 세력이 가세한다.

영화는 얼굴에 끔찍한 화상을 입히고 손목을 싹둑 자르는 잔혹성도 갖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날렵한 블랙코미디의 즐거움을 준다. 이 영화의 수입사가 영화를 코엔 형제의 `파고"와 비교하는 것은 그 때문.

타티아나 역을 맡은 엘레나 아나야는 `반헬싱"에서 섹시한 드라큘라 신부로 출연했던 인물. 이 영화에서도 소녀 같으면서도 섹시한 묘한 매력을 풍긴다.

예상대로 전개되지 않는 범죄 상황극의 기본적인 요건을 비교적 만족시키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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