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勃起)전쟁 제2라운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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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勃起)전쟁 제2라운드 돌입
  • 박현
  • 승인 2004.09.03 0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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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출시 5년, 1년 맞아 대대적인 판촉전
세우느냐 못세우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세워도 단단하게 세워야만 살아남는다.

이불 속의 행복과 가정의 평화를 가져다 주겠다며 판매를 시작한 발기부전치료제들이 가을을 맞아 제2의 발기전쟁을 시작했다. 1년전 시알리스와 레비트라가 출시하면서 시작된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에 들어간 것.

계속되던 무더위에 사랑마저 식어 풀이 죽어 있던 발기부전치료제 회사들의 판촉전이 올 가을 더욱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알리스와 레비트라는 출시 1주년, 비아그라는 출시 5주년을 맞아 각종 이벤트성 행사 등을 잇달아 개최하는 등 한판승부가 시작됐다.
 
1년 전까지는 먼저 선을 보인 비아그라가 독점하다시피 했으나 시알리스와 레비트라가 출시되면서 비아그라가 점유했던 마켓쉐어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 약들은 발기부전으로 고통받고 있는 남자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여성들에게는 행복을 주겠다는 공통점 외에도 또 다른 공통점이 많아 눈길을 끌게 한다.
약의 이름이 모두 4글자로 똑같고 이 약을 담당하는 PM이나 홍보담당자가 모두 여자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들 약은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돼 국민들에게 판촉 할 뾰족한 수를 찾기 어려워 갖가지 편법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 특히 관련 임상결과가 나오면 불리한 것은 감추고 유리한 부분만 집중 부각시키는 등 국민건강을 오도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발기알약 회사들이 자주 애용하는 기자회견에서는 자사 약물의 장점만 내세우기 일쑤다. 예컨대 임상결과를 발표하는 의사들까지도 은근히 해당사 약 선전에 일부 가세해 눈총을 받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발기알약을 생산·판매하는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런 주변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올 가을에 판세를 가름해 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의료계의 추계 학술대회 시즌이 시작되는 9월을 기점으로 의사 및 언론과의 접촉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을 겨냥한 "당근 전략"도 대거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맏형 격인 비아그라 측은 국내 출시 5주년을 기념하는 심포지엄 등을 이 달 중에 연다. 또 비아그라 모형의 타임캡슐에 지난 5년간의 족적이 담긴 다양한 기념품과 사진 등을 담아 저장한 후 오는 2009년 비아그라 10주년에 맞춰 개봉할 계획이라고 한다.
 
시알리스측은 발매 1주년을 기념해 다음주에 지난 1년간 시알리스의 국내 판매실적을 공개하고 향후 마케팅 및 홍보전략을 내놓는다. 얼마 전에는 시알리스에 대한 임상시험 내용 전체를 공개하겠다며 그동안 유리한 부분만 발표한 것은 문제가 있었다는 "양심선언"을 하기도 했었다.
 
레비트라는 최근 "단단함"을 컨셉으로 내세우며 대대적인 광고전을 펼치고 있다. 이 달부터 비뇨기과 등 200여개 병원에서 발기부전 안내책자, 콘돔, 러브젤 등이 들어 있는 "단단팩"을 나눠준다. 그러나 레비트라는 얼마 전 식의약청으로부터 "광고중단" 조치를 받은 데 이어 이번 "단단팩" 증정도 일반인에게 금지돼 있는 광고행위에 해당할 수 있는 소지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발기부전 회사들의 전쟁을 방불케 하는 판촉전은 자칫 국민들을 약물 오·남용에 빠지게 하는 등 큰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약을 많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약물의 부작용이나 문제점 등에 대한 "시판 후 조사"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무튼 발기부전치료제 3사들이 가을을 맞아 펼치고 있는 발기전쟁은 시작돼 이제 소비자들의 선택만을 기다릴 뿐이다.<박현·hyun@kh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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