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보험급여로 연간 2조원 이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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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 보험급여로 연간 2조원 이상 필요
  • 김완배
  • 승인 2004.12.14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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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추계치의 10배, 신중한 MRI 정책 요구돼
MRI에 보험급여을 할 경우 연간 약 2천억원 정도의 추가 보험재정이 들어갈 것이란 보건복지부의 예측과는 달리 건강보험재정에 또다른 위기를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재정소요가 있을 것이란 병원계의 관측이라 정부의 MRI 보험급여정책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대한병원협회는 재미한인의사회(KAMA) 국제이사가 미국 뉴저지주 진단영상센터 3곳에서 넘겨받은 수입구조 자료를 인용, MRI에 보험급여를 적용하게되면 연간 2조원 이상 보험재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가 추계한 연간 2천억원의 10배 가량되는 수준이다. 병협의 관측대로 MRI 보험급여로 연간 2조원 이상 들어갈 경우 올해 흑자로 돌아선 보험재정은 내년에 1조8천억원 가량 적자를 보일 수 밖에 없어 MRI 보험급여 정책에 보다 신중하지 않으면 또다른 보험재정 위기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미한인의사회로부터 MRI와 관련한 정보를 입수한 병협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MRI 보험급여이후 MRI 수진율이 급격하게 늘어나 보험회사 직원이 MRI 사용을 감시하러 병원에 파견될 정도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 재미한인의사회는 미국도 이같은 상황인데 재정적자를 간신히 면한 우리나라에서 무리하게 MRI 보험급여 정책을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재미한인의사회가 전송해온 뉴저지주 진단영상센터 3곳의 MRI 수입률은 35-60%로 평균 49%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병·의원에 MRI나 CT, 소노와 같은 값비싼 의료장비를 갖춰놓지 않고 이들 진단영상센터에 검사를 의뢰하고 있다. 고가 장비로부터 얻는 수입중 절반 가량이 MRI로부터 얻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3차 기관은 외래 비급여수익중 18.6%를 MRI 검진에서 올리고 있으며 종합병원은 16.7%, 병원은 16.5%로 엇비슷한 수준이다. 입원은 병원 종별로 3차 5.4%, 종합병원 4.7%, 병원 2.4% 정도이나 MRI가 보험급여되면 수진율이 크게 올라 병원수익중 MRI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때문에 병원계는 MRI 수진율을 적정수준에서 유지하기 위해선 보험급여 범위를 일단 암상병에 한해 시행한뒤 점차적으로 확대하는 단계적 시행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병원계가 MRI 보험급여를 반대하는 또다른 이유는 정부에서 내놓은 MRI 수가가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 병협측의 계산에 따르면 정부안대로 수가가 매겨졌을 경우 3차 기관은 연간 24-5억원 가량의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종합병원은 4억원 가까운 손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들이 이같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MRI 촬영을 늘리게 되면 수진율이 높아져 자연스럽게 보험재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병원은 병원대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게 되고 보험당국은 재정악화란 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완배·kow@kh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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