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서바이빙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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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서바이빙 크리스마스"
  • 윤종원
  • 승인 2004.12.14 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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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개봉하는 `서바이빙 크리스마스"(Surviving Christmas)는 크리스마스를 혼자서 보낼 위기에 처한 한부자 싱글 남자가 돈으로 `크리스마스用" 가족을 구하는 이야기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애인과 피지로 날아갈 꿈에 부풀었던 드루 래덤(벤 애플렉 분)은 애인이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내야한다"고 딱지를 놓으면서 졸지에 외로움이 사무치는 신세가 된다.

래덤은 이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돌연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집을 찾아가고, 현재 그 집에 살고 있는 가족에게 크리스마스를 가족처럼 보내는 조건으로 25만달러 (약 2억6천만원)를 제안한다. 삶의 무게에 치여 이혼 위기에 몰렸던 부부는 이 돈으로 잠시 상처를 봉합하기로 하고 연휴동안 래덤의 부모가 되어주기로 한다.

그러나 돈을 벌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이 필요한 법. 조금 전까지만해도 능력있고 자신만만한 남자였던 래덤은 엉겨붙을 부모가 생기자 갑자기 유년으로 퇴행한 듯, 잇따라 억지스러운 요구를 한다.

불쑥 궁금해졌다. 밴 애플렉은 왜 이 영화에 출연했을까. 가족주의를 설파하자는 의도라면 그는 이미 `저지걸"에서 가족의 가치를 역설한 바 있다. 애플렉은 이영화에서 한발 더 나가 몸을 던지며 가족을 부르짖는다. 블록버스터 스타의 변신이 가상하다.

그러나 `저지걸" 출연이 감독 케빈 스미스와의 막역한 친분 때문이었고 영화 역시 저예산영화의 미덕을 어느 정도 발휘했던 것에 비해 이번 `서바이빙 크리스마스"는 다소 생뚱맞다. 유년과 가족에 대한 상처를 안은 캐릭터라지만 그것을 해소하는 과정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요란스러운 크리스마스 연휴를 홀로 보내야하는 공포감은 외로운 싱글들에게 충분히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소재. 그러나 주인공이 돈이 많아서였을까. 영화가 보여주는 에피소드들은 땅에 발을 붙이고 있기 보다는 10여㎝ 떠 있는 느낌이다.

그래도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했나. "참 아이러니다. 난 돈을 쓰면서 끼어들려는 가족을 버리려들다니…"라는 래덤의 대사를 통해 드러난 이 영화의 주제는 살갑다.

`연말연시는 가족과 함께"라는 표어가 사무치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어떻게 다가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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