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의 따뜻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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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들의 따뜻한 겨울
  • 박현
  • 승인 2004.12.13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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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살림 어려워도 이웃사랑 멈출 수 없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해 병원경영이 극도로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각급 병원들이 불우한 이웃 및 환자들을 위한 무료검진 및 바자회 등을 통한 이웃사랑에 앞장서고 있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매년 크고 작은 선행에 앞장서고 있는 병원들이지만 유사이래 최대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환자와 불우이웃을 향한 사랑은 멈출 수 없다는 각오로 각종 행사를 마련해 더욱 값지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각급 병원들이 연말을 맞아 실천하고 있는 크고 작은 선행(무료강좌, 불우이웃돕기 바자회, 환자를 위한 음악회, 불우시설 방문 등)등 미담들을 모아 소개하도록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원장 오동주)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밀알학교를 방문, 정형외과 무료검진을 실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사지기형 및 왜소증 전문가 정형외과 송해룡 교수, 척추질환 전문가 서승우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등 8명이 참여해 정서장애아들을 위한 따뜻한 인술을 펼쳤다.

방문팀은 총 200여 명의 정형외과적 문제를 살폈고 이 가운데 20명에 대해서는 엑스레이를 통한 정밀진단을 시행해 주기로 했다.

◆병원 관리자들이 중심이 된 모임인 한마음회(회장 조기철)는 지난 8일 서울 강서구 화곡본동에 위치한 무료양로원 "경로수녀회 쟌 쥬강의 집"을 방문 2백만원 상당의 대형TV와 비디오 및 떡과 과일 그리고 음료수 등을 전달하고 그곳에서 생활하는 노인들을 위로했다.

한마음회는 지난 1995년에 병원에 근무하는 관리자들이 중심이 되어 탄생한 모임으로 10명의 회원들로 구성돼 있으며 10년째 크고 작은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원장 강흥식)은 15일 병원 1층 로비에서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우와 고객들을 위한 사랑의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날 공연은 검색사이트에서 예술인 검색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인기정상의 뮤지션 이루마(Yiruma)가 나와 경제적 빈곤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지역 극빈환자들의 진료비를 마련하기 위한 "제1회 자선 일일찻집"과 함께 열린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강흥식 원장은 “이루마 병원 콘서트를 통해 모두가 가까이서 호흡하며 하나가 되는 기쁨이 있는 음악회, 아픈 이웃과 지역주민을 생각하는 따뜻한 사랑이 넘치는 음악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전남대병원 학마을봉사회(회장 마재숙 교수)는 지난 2일 경제적으로 어려운 불우환자 10명에게 성금 1천100만원을 전달하고 위로했다.

마재숙 회장은 “성금은 매월 직원들이 낸 회비로 마련된 것으로 모든 환자들의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학마을봉사회는 올 들어서만 붕환자 54명에게 성금 6천700만원을 전달하는 등 총 15차례에 걸쳐 98명에게 1억3천만원을 지원했다.

또 독거노인 등에게 무료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까리따스 수녀회 성요셉의 집"(광주시 남구 방림2동) 사랑의 식당에도 성금을 전달했다. 학마을봉사회는 2002년 7월부터 매월 50만원씩 "성요셉의 집"을 지원하고 있다.

◆을지대학교 기독교신자 모임인 신우회(회장 김창남 교수)는 지난 3일 병원 3층 범석홀에서 입원환자들의 쾌유를 비는 성탄축하예배 및 환자 위안의 밤 행사를 가졌다.

신우회는 매년 행사를 마련하고 있는데 올해로 18회째를 맞이했다.

입원환자와 보호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성탁축하 예배를 시작으로 신우회원들이 준비한 중창, 샘머리초등학교 바이올린부의 초청연주, 을지대병원 전문의들로 구성된 을지실내악단 공연, 간호부에서 마련한 이박사 춤과 꽃봉오리합창단 공연, 독창 등이 다양하게 진행돼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따뜻한 웃음을 선사했다.

또한 병원 사랑 나눔 바자회를 통해 마련한 기금과 회원들이 모은 회비로 풍성한 선물과 함께 떡과 음료 등 먹거리를 준비하고 행운권 추첨 등 다채로운 이벤트 행사를 통해 환자들에게 따뜻한 정을 나눠주었다.

올해로 창립23주년을 맞이한 신우회는 매년 "환자위안의 밤" 행사를 개최하고 연말에는 어김없이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 생필품과 난방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여름에는 의료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충청 지역 오지마을을 찾아 사랑의 인술을 펼치고 있다.

◆관동의대 명지병원(원장 김병길)은 연말을 맞아 고양, 김포, 파주 시민들을 대상으로 "만성 간질환 무료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내년 1월까지 계속되는 만성 간질환 무료검진은 고양, 김포, 파주시에 거주하는 40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번 무료검진을 담당하는 호화기병센터 한기준 교수는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을 맞아 40세 이상 성인의 경우 만성 간질환 검진을 통해 간 건강상태를 체크해 보는 것이 좋으며 특히 간의 경우 증상이 나타날 때 쯤이면 간 기능이 상당히 파괴된 경우가 많이 연말 뿐 아니라 적어도 1년에 한번 이상 검사를 통해 간 기능을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시 소재 안과전문 병원인 우리안과(대표원장 민병무)는 백내장 등 안과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잇는 저소득층 20명에게 매년 무료시술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병무 원장은 “어려운 이웃과 지역주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을 갖고 복지만두레 사업에 동참키로 했다”며 “지속적인 무료시술을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병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성균관의대 삼성제일병원(원장 심재욱)은 최근 불우이웃돕기 후원금 마련을 위한 자선바자회를 개최했다.

이번 바자회에서는 직원들이 기증한 책, 화장품, 술, 장식품 등의 기증품이 경매를 통해 판매됐으며 각 부서에서 밑반찬, 김밥, 만두, 샌드위치와 같은 먹거리 판매와 장갑, 옷 등을 판매했다. 이번에 마련된 기금은 중구 지역내의 불우이웃을 위해 쓰여질 예정이다.

특히 올해에는 부서별로 팀을 짜서 바자회 코너를 만들어 예년보다 바자회가 더욱 활기차게 진행됐으며 부서간의 화합을 증진하는 계기도 마련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고 한다.

매년 자선바자회를 열어 불우이웃을 후원하고 있는 삼성제일병원은 이밖에도 희망하는 직원들의 급여에서 일정액을 모아 무의탁 노인들을 후원하고 있으며 지역내 경로당에서 무료진료와 건강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취약지역 부인암 무료검진 등의 봉사활동도 정기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제일의료장학재단을 운영해 매년 중구 관내 소년소녀가장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해 오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지난 10일 병원 신관7층 강당에서 환우 및 보호자, 교우, 인근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환우들의 밤" 송년음악회를 개최했다.

이날 음악회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명성이 높은 "뿌에리 깐또레스"의 무반주합창, 한국 가곡, 민요, 독창, 성가합창, 핸드벨 콰이어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김정선 수녀의 지휘로 소개됐다. 이번 행사에는 달성 피부과성형외과의원이 협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김대성)는 지난 5일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 위치한 외국인 전용병원에서 "젊은 의사와 외국인 노동자 화합의 장 행사"를 마련해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로했다.

이번 행사는 전공의협의회 참의료진료단 드림팀의 의료봉사활동과 개그맨 양원경 씨가 진행한 나라별 외국인 고향 노래자랑, 초대가수 "자전거 탄 풍경"의 공연, 전공의와 함께 하는 사랑의 김장 담그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김대성 회장은 “올 겨울 외국인 노동자들과 가까운 이웃이 되려는 취지에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따뜻한 정과 고향을 그리는 정겨운 마음이 함께 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가톨릭의대 성바오로병원은 최근 연말을 맞이해 환우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개최했다.

이번 음악회에는 환자와 보호자 60여명이 참석 현악 연주단 "돔 앙상블"의 연주를 감상했다.

"돔 앙상블"은 연주가 끝난 후 “이번 공연은 작년 6월에 이어 두 번째”라며 “앞으로도 환우들에게 힘이 된다면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음악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연말을 맞아 마음이 쓸쓸해질 수 있는 환우들을 위해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환우들이 보다 활기차게 입원생활을 이어갈 힘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병원들이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환자와 불우한 이웃돕기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병원의 존재목적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병원경영을 어렵게 하는 정부의 각종 불합리한 제도 속에서도 "환자를 위한 사랑만은 멈출 수 없다"는 병원인들의 따뜻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병원들이 이처럼 아름답고 따뜻한 선행을 좀 더 여유롭고 편안한 상태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원만한 병원경영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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