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투입된 美 탄저균백신 사업 효과 의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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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투입된 美 탄저균백신 사업 효과 의문시
  • 윤종원
  • 승인 2004.12.1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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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생물학 테러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막 대한 금액을 들여 새로 개발된 탄저균 백신의 확보에 나섰지만 해당 백신의 효과가 의문시되는 등 갖가지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모두 56억달러가 들어가는 생물학 테러 대비 계획인 `바이오방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미국 정부가 지난달 제약업체 백스젠이 개발한 탄저균 백신 2천500만명분을 주문했으나 일부 과학자들은 이 백신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스젠이 육군 전염병의학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해 시험중인 탄저균 백신은 종전의 백신에 비해 접종 횟수가 더 적고 부작용도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백신은 식품의약국(FDA)의 승인도 받지 않은 상태여서 정부의 대규모 주문이 성급했다는 지적도 있다.

더욱이 백스젠은 8억7천700만달러어치의 백신이 출하 완료되는 오는 2007년까지도 FDA에 승인신청조차 낼 계획이 없어 백신의 보관기간이 2년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막대한 금액이 투입된 탄저균 백신이 사용되지도 못한채 폐기될 가능성마저 없지 않다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육군 전염병의학연구소는 생쥐와 기니 피그, 원숭이 등을 대상으로 백신 성능 시험을 벌여 원숭이들로부터는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백신이 투여된 생쥐와 기니 피그들은 백신의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600여명의 자원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험도 있었지만 너무나 위험한 탄저균을 사람에게 적용할 수는 없어 인체시험에서는 면역체계의 반응과 백신의 부작용 여부 등을 점검하는 데 그치고 있다.

노스웨스턴 대학의 스티븐 울린스키 전염병학과장 등 일부 과학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들어 백신의 효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백스젠은 회계 문제와 개발계획이 폐기된 에이즈 백신의 효능을 과장했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의 소송 등으로 나스닥에서 퇴출된 바 있어 대규모 정부 사업을 발주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이 사업을 계기로 탄저균 백신 보급 사업, 나아가 생물학 테러 대비 계획이 에이즈 등 다른 질병 퇴치사업보다 더 시급하게 추진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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