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운영자금확보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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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운영자금확보에 비상
  • 박현
  • 승인 2004.12.10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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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수입 줄어 부도 등 극한상황에 처할 수도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시행된 주5일제 이후 병원들의 경영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운데 내년부터 MRI의 급여화, 산전검사와 무통분만비용의 급여화, 저수가 인상(2.99%) 등 각종 악재로 인해 병원들이 연말을 맞아 운영자금(유동성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 같은 어려움은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은 물론 중소병원들로서는 병원의 존립마저 위협받는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으로 보여 정부의 이에 대한 관심과 적절한 지원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병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나 대형병원들에 비해 중소병원들의 어려움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병원경영 환경에서 계속되는 악재는 운영자금(유동성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병원들로서는 심지어 부도 등 커다란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동성자금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이유는 환자들로부터 현금으로 받던 몇몇 진료비 항목이 보험급여화 되면서 현금수입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산부인과 병원들의 경우 산전검사(트리플검사, 루벨라검사)와 무통분만 비용을 환자들에게 직접 받던 것을 보험을 통해서 받게 됨으로써 현금으로 들어오던 돈이 보험청구를 통해서 들어오게 되어 유동성자금의 확보가 어렵게 되었다.

즉 환자들에게 현금으로 직접 받던 것이 보험급여화 되면서 수가마저 낮아진 가운데 보험청구를 통해 받게 되어 현금확보의 어려움은 물론 전체적인 수입마저 줄어들게 된 것.

그리고 내년 1월부터 MRI에 대한 급여화가 이루어질 경우 대학병원의 경우 연간 30억원에 달하는 수익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며 중소병원들도 10억원 정도의 수입손실을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MRI도 지금까지는 환자에게 직접 받던 것을 청구를 통해서 받게 됨으로써 현금확보가 어려워져 결국 유동자금확보의 어려움으로 이어져 병원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또 현금으로 들어오던 수입이 청구를 통해야 받을 수 있게 됨으로써 청구업무에 필요한 직원들의 인건비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밖에도 정부가 조만간 5대 암의 건강검진에 대해서 기존에 50%만 지원해 주던 것을 8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어서 병원들은 현금수입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되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절대환자 마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병원경영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각종 불합리한 제도로 인해 병원들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병원들의 존립마저 위태로워 의료체계가 송두리째 무너질 위험도 간과할 수 없는 형국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병원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정부의 정책이 가장 큰 문제라며 병원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이처럼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가 불가능한 상태여서 정부의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내년 수가인상이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2.99%에 불과한 가운데 MRI의 급여화와 대안 없는 급여확대 등의 선심행정이 큰 문제라며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먼저 병원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병원들이 현금(유동성자금)을 확보하지 못해서 부도 등 극한상황에 처할 경우 병원과 거래관계에 있는 의료장비 회사, 제약회사, 약품도매상 등의 연쇄부도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병원들이 하나둘씩 무너질 경우 결국 피해를 입는 쪽은 국민들이다. 국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병원들의 존립을 위한 최소한의 수입보장은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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