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영 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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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영 아담"
  • 윤종원
  • 승인 2004.11.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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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행위를 마치고 침대에 드러누워있는 남과 여. 천장을 향해 누워 눈을 감고 있는 여자의 젖꼭지에는 파리가 손을 비비며 앉아 있고 비스듬히 여자를 보고 있는 남자의 성기는 초라하게 늘어져 있다.

`파격적인 성기 노출" 식의 수식어를 달고 있지만 다음달 3일 첫선을 보이는 영화 `영 아담"(Young Adam)은 그다지 야하지 않은 영화다.

클로즈업으로 보이는 인물들의 큰 땀구멍이나 겨드랑이에 삐쳐나와 있는 털, 너저분한 침대 시트, 그리 유쾌하지 않는 이미지가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데다 성행위라고 해봐야 담배 한대가 다 타기 전에 끝나니 훔쳐보는 즐거움을 느끼기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오히려 이 영화를 설명하는 것은 후반부 안개가 가득한 강가를 항해하는 바지선(Barge船)의 이미지에 있다.

범인을 쫓지 않는 스릴러며 야하지 않은 에로물인 이 영화를 보다보면 `성이란 혹은 인간의 욕망이란 무엇인가", `규범과 일탈, 도덕과 비도덕 사이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식의 질문에 빠져 마치 안개 속에 있는 듯 혼란스럽지만 인간과 그가 살아가는 삶의 깊은 곳을 엿보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정체 모를 남자 조(이완 맥그리거)가 영국의 한 마을로 흘러들어온다. 남자가 일자리를 구한 곳은 석유 등의 물건을 나르는 바지선. 배에는 선주이기도한 여자 엘라(틸다 스윈튼)와 그녀의 나이든 남편 레스(피터 뮬란)가 일을 하고 있다.

이 바지선에서 세 사람의 동거가 시작되고 엘라와 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정사를 나누는 관계가 된다. 레스의 눈을 피해 서로 정을 통하던 남녀, 점점 과감해지던 이들은 어느 순간부터는 남편의 시선조차 무시하기 시작한다.

한편, 어느날 오후 이들 앞에 벌거벗은 젊은 여자의 익사체가 한 구 떠오른다. 타살일까, 아니면 자살일까.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그러던 중 유력한 용의자가 경찰에 검거된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비트 작가(Beat writers;50년대 반사회적 작가 그룹)인 알렉산더 트로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트래인스포팅"의 이완 맥그리거, `올란도"의 틸다 스윈튼이 욕망과 운명의 굴레에서 허우적거리는 남녀주인공을 맡았다. 18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9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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