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 복강경수술, 환자생존율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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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암 복강경수술, 환자생존율 높아
  • 박현
  • 승인 2004.11.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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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병원 김선한 소장, 4년여 추적 조사결과 발표
복강경을 이용한 직장암 절제술이 재발률을 크게 낮추고, 수술 전후의 방사선 치료도 줄일 수 있다는 임상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장항문 전문병원인 한솔병원(원장 이동근) 김선한 대장암복강경수술센터 소장은 “2000년 1월부터 2004년 8월까지 4년 동안 한솔병원에서 복강경을 이용해 직장암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 304명 가운데 최소 2년 이상 추적 조사한 110명을 평균 33개월 동안 조사 분석한 결과, 골반벽이나 회음부 등의 국소부위에서 암이 재발한 환자가 4.5%(5명)에 지나지 않아 직장암 수술에서도 복강경 절제술이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다”고 최근 밝혔다.

직장암으로 인한 국소부위 암 재발은 대부분 수술 2년 안에 발생하며, 외과적 개복수술을 했을 때의 재발률은 5∼15%로 보고돼 있다.

또한 이번 조사 대상 환자들 가운데는 직장암 2기 환자가 31.8%, 3기 환자가 40.9%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술 전후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가 6.4%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암 2∼3기 환자가 개복수술을 받을 경우 국소 재발을 줄이기 위해 수술 전후에 통상 방사선치료를 받는 점을 감안하면 복강경 수술이 방사선치료에 따른 환자의 고통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소장은 이같은 결과를 최근 열린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주최 국제복강경대장수술 심포지엄에서 일부 소개해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한 데 이어 19일과 20일 열린 대한암학회와 대한대장항문학회에서 정식 발표했다.

이번 연구조사에서는 특히 수술 받은 전체 환자의 3년 생존율이 88.9%(1기 100%, 2기 100%, 3기 72.6%), 3년 무병 생존률이 78.8%(1기 100%, 2기 88.6%, 3기 57.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관계 전문의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는 지난 1998년 미국의 저명 암 학술지(Cancer)에 발표된 미국의 직장암 국가통계자료(National Cancer Database)에서 개복수술 3년 생존률이 1기 90.4%, 2기 79.7%, 3기 60.5%로 집계된 것에 비해 훨씬 우수한 결과다.

김 소장이 이번 연구에서 추적 조사한 환자는 평균나이 59세(30∼88세)로 직장-에스(S)결장이행부암 14명, 상부직장암 24명, 중부직장암 35명, 하부직장암 37명이었다. 이들 중 수술 전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는 2명(1.8%), 수술 후 방사선치료자는 5명(4.5%)이었다. 국소 부위에 암이 재발한 다섯명 가운데 네명은 골반벽 재발, 한명은 회음부 재발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 소장은 “복강경을 이용하면 사람 눈보다 5∼6배 해상도가 높은 컴퓨터칩 영상을 통해 수술의사가 더 정밀하고도 확대된 시야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직장암처럼 골반 속의 좁은 공간에서 수술하는 경우에 암 조직을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방사선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국소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임상연구 결과는 결장암 수술에서 복강경 수술이 개복수술보다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학계에서 인정된 데 이어 직장암 수술에서도 효과가 높다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로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직장암은 대장에서 항문에 가장 가까운 직장(直腸)에 생기는 암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대장암의 60% 정도가 직장암일 정도로 발병률이 높은 암이다. 초기엔 치질 등으로 오인하기 쉽기 때문에 2∼3기가 돼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또 직장 자체가 골반 내의 다른 장기와 매우 가까워 수술에 어려움이 따르고 수술 후 골반벽과 회음부 등 국소에서 재발하는 경우가 전체 재발 사례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높아 수술 후에도 완치를 확신할 수 없는 암이다.

때문에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유럽의 대부분 국가에서 직장암 수술시 국소 재발을 막기 위해 수술 전후에 방사선을 이용한 보조적 치료가 널리 시행돼 오고 있다. 그러나 이 방사선 치료는 수술 전후 5∼6주 동안 주중에 매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체력이 약한 환자들은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으로서 장기간에 걸친 후유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현재 일본과 유럽의 일부 국가 전문의들도 방사선 보조치료 없이 정밀한 수술만으로 국소 재발을 낮출 수 있다고 판단해 방사선 치료를 극히 제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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