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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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클린"
  • 윤종원
  • 승인 2004.11.17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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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 영화제의 헤로인은 홍콩의 `월드 스타" 장만위(張曼玉)였다.

황금종려상을 거머쥐고 기염을 토한 `화씨 9/11"의 마이클 무어 감독이 단연 화제의 중심이었고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에게도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지만 폐막식을 화려하게 장식한 것은 단연 매기 청, 바로 장만위였다.

26일 개봉될 `클린(Clean)"은 92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스탠리 콴(關錦鵬) 감독의 `완령옥"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래 12년 만에 그를 메이저 영화제 시상식 단상에 오르게 한 작품. 상업영화와 예술영화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40세의 농익은 매력을 과시하고 있는 장만위의 관록을 엿볼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장만위는 80년대 최고 인기를 누리던 록 스타 리(제임스 존스턴)의 아내 에밀리로 등장한다. 이제 팬들의 환호도 잦아들고 음반사의 제의도 뜸해지자 부부의 말다툼도 늘어난다. 리의 매니저 버넌(돈 매켈라)은 더이상 남편에게 마약을 권하지 말라고 에밀리를 꾸짖고 팬들도 남편을 망치는 `악녀"라고 에밀리를 비난한다.

그럴수록 마약을 찾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에밀리. 캐나다 투어 도중 공연이 끝난 뒤 마약을 구해 호텔 방에 들렀다가 남편과 한바탕 다투고 뛰쳐나오는데,그날 밤 남편은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숨진다.

에밀리는 다행히 남편 살해 혐의는 벗지만 마약 소지죄로 6개월 형을 선고받는다. 복역 후 출소하자 리의 주변 사람들은 싸늘한 시선으로 에밀리를 바라보고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시부모는 일점 혈육인 아들 제이(제임스 데니스)를 만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고향인 프랑스 파리로 돌아온 에밀리는 마약의 유혹을 떨쳐가며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아들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키워간다.

`액션의 샛별"로 출발해 `멜로의 여왕"으로 군림하던 장만위는 여기서 액션과 멜로 연기 빼고는 다 보여준다. 마약에 찌든 모습과 노래를 부르는 열정적인 모습, 그리고 생활력 강한 억척 여성상에 애틋한 모성애까지. 동성애를 암시하는 장면도 있다.

그러나 장만위에게 너무 무게가 쏠린 탓일까.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이 전 아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촬영하다보니 평정심을 잃었기 때문일까. 캐나다 밴쿠버와 프랑스 파리를 오가고 화려한 록 장면까지 등장하지만 극 전개의 템포가 빠르지 않고 갈등 구조에 긴장감이 부족해 지루함을 안겨준다.

시아버지 알브레히트 역을 맡은 할리우드의 연기파 배우 닉 놀테의 연기는 인상적이지만 나머지 배우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느낌. 리를 연기한 제임스 존스턴은 영국 출신의 실제 뮤지션이고 프랑스 배우 베아트리체 달은 에밀리의 여자 친구 엘레나로 등장한다.

상영시간 110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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