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봉 부장 시집 [헤이리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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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봉 부장 시집 [헤이리 노을]
  • 최관식
  • 승인 2006.09.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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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서재 속에서 남모르게 표백한 흔적들.. 담채화처럼 산뜻한 느낌
(주)유유 광고홍보팀 이창봉 부장이 20여년간 써 온 시를 묶어 최근 시집 "헤이리 노을"을 발간했다.

1997년 "현대시학"에 정진규, 이승훈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한 이창봉 시인은 그간 기독교 신앙에 바탕을 두고 자연 및 일상생활과 교감하는 서정주의 시편들을 써왔다.

1986년 이후 2006년까지 20년간 써놓은 시를 모은 "헤이리 노을"은 해설을 쓴 장윤우 시인(성신여대 명예교수)의 입을 빌면 "기독교적인 신앙 속에 늘 감사하는 수줍은 고백이 바탕에 깔려 마치 담채화를 보는 듯한 산뜻한 기분"이 드는 시집이다.

그는 또 "난삽하다거나 초월, 메타포 같은 냄새나 기교를 피우지 않는 이 시들은 바로 20여년간의 오랜 세월을 넘어 서재 속에서 남모르게 표백한 흔적들"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이창봉 시인은 이 시집에서 "혼자 흐르는 강" "예레미아의 기도 혹은 상상" "아내 이름" "바람 속으로" "헤이리 노을" 등 다섯가지 주제 아래 70여편의 시를 선보이고 있다.

이 시인은 "어릴 적 강가"란 시에서 "내 영육은 성장해도 뿌리 하나 내리지 못하는데/고향 어귀에 심은 나무들은 잘도 자라네/(중략)/강은 유유히 흐르는데 그 속에 아직도 소나기에/젖어 있을 것 같은/유년의 마음씨 열 평쯤만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고백하고 있다.

"헤이리 노을"은 이창봉 시인이 말하는 유년의 마음씨 한 두평쯤은 되지 않을까 짐작케 하는 시편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겨울강"에서 그는 "새벽마다/젖은 빨래를 마당 가득 너는 어머니/어머니는 아침 강가에서 허리를 펴고/무명치마를 고쳐 입곤/(중략)내게 말을 걸어오신다"고 유년시절을 회상하고 있다.

또 그의 시 "부산 60킬로 울트라 마라톤"에서는 완주지점을 향해 달리는 동안 점차 나약해져 가는 자신의 심리적 변화를 거리별로 숨김없이 옮겨 적고 있으며 이에 앞서 "제주도에서"는 울트라 마라톤 출전에 앞서 연습 삼아 성산일출봉에서 제주시까지 달리는 동안 아내가 뒤에서 자동차 헤드라이트로 비추며 따라오는 모양을 사람들이 우스운 듯 쳐다보는 풍경을 시적 언어로 묘사하고 있다.

장윤우 시인의 표현처럼 "번득이는 시적 정신을 소유한 자만이 기업홍보 적임자인 산업, 매체사회에, 거기에 참고 묵혀온 시의 형상이 한꺼번에 응축돼 밖으로 용출된 것이 기업철학이고, 잉태된 첫시집 헤이리 노을"인 것이다.

이창봉 시인은 자서에서 "시를 엮으며 한없이 부끄럽고 모자란 마음을 온통 들켜버린 것 같다"며 "문단의 선후배와 시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애독을 감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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