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는 통계공개, 의료계 불신만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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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없는 통계공개, 의료계 불신만 초래
  • 김완배
  • 승인 2006.08.0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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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주사제·항생제에 이어 제왕절개분만율 발표에 우려표명
근본적인 대책없는 일방적인 통계결과 발표로 병원들이 국민들로 부터 불신을 받고 있어 앞으로 통계발표에 신중해야할 것이란 지적이다.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없이 주사제, 항생제 사용율에 이어 최근의 제왕절개분만율까지 계속 공개함으로써 의료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반면 정부가 통계발표로 노렸던 주사제와 항생제 사용율 감소 등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통계결과 발표의도에 의구심마저 들게 하고 있다.

특히 제왕절개분만율 발표에 있어서 통계자료를 공개한 것외에는 뚜렷한 대책이라 할 수 있는 정책이 추진되지 않아 정부가 제왕절개분만율이 높은 책임을 의료계에 떠넘기고 이를 통해 제왕절개분만율을 낮춰 건강보험 재정절감만을 꾀하고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앞으로 의료계에 영향을 미칠만한 통계자료를 공개할때 보다 신중해야할 것이란 지적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왕절개분만율이 높은 것은 합계출산율이 1.08명에 불과할 정도로 출산율이 낮은데다 출산연령이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진료진과 병원들 입장에선 가능한한 출산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실적인 선택으로 제왕절개분만을 하고 있는 사실이 정부발표에서 간과돼 국민들의 오해를 빚고 있다는 것. 3차 기관인 종합전문요양기관의 제왕절개분만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이같은 의료계의 주장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대한병원협회(회장 김철수)는 최근 제왕절개분만율 공개와 관련, 병원계의 입장을 정리, 정부의 일방적인 통계결과 발표에 우려를 표명하고 앞으로 이같은 통계결과를 발표할때 정부와 의료계, 그리고 국민이 함께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를 거칠 것을 촉구했다.

병협은 의견에서 이번 제왕절개분만율 통계결과 발표에서 비교기준이 된 다른 나라와의 통계적 비교는 유의한 분석결과 도출에 한계가 있어 통계적 수치만 따라가기 앞서 개별성을 띠는 원인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개선책을 제시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화정서와 사회, 교육, 환경, 경제, 의료수준 등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각 나라마다 요구하는 의료행태가 다르기때문이다.

또한 의료기관의 제왕절개분만율 공개에 앞서 분석자료의 한계와 공개로 인한 부작용을 먼저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왕절개시의 산모와 신생아 의료사고율과 정상분만시의 의료사고율 비교분석, 제왕절개분만으로 인한 사회후생 손실 등 다양한 원인분석을 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 특히 낮은 제왕절개분만율만을 요구하기 앞서 산모와 신생아의 후유증 등 제왕절개분만율의 감소로 인한 문제점에 대한 분석과 대책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하며 지역차에 대한 역학조사 등이 앞서 분석돼야할 것이란 지적이다.

병협은 이어 진료의 적정성을 유도하기 위한 보다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 분만의 경우 산모와 태아 모두에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의료사고와 관련된 의료분쟁조정법 등의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지난 2001년보다 분만을 하는 병·의원이 1/3 수준으로 줄어 들어든 것은 환자급감에 따른 재정적 부담이란 점을 감안, 이들 의료기관들에 대한 지원대책을 세워야할 것이란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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