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배정 5.5:4.5는 탁상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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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배정 5.5:4.5는 탁상행정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4.08.1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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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 의개특위 산하 위원회 토론회서 밝혀
각 전문학회의 수련여건에 따른 TO 배정 탄력 운영 위한 의견수렴 필요
윤석준 의료인력전문위원회 위원장.
윤석준 의료인력전문위원회 위원장.

수도권과 비수도권 2024년 전공의 정원배정을 5.5:4.5로 정한 것은 현재의 수련실태와 수련 여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각 전문학회의 수련여건에 따른 탄력적인 정원 배정을 위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는 8월 14일 서울역 T타워 1층 회의실에서 ‘전공의 수련 내실화 방안’을 주제로 개최된 의료개혁위원회 산하 의료인력전문위원회 주관 정책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이사는 수도권 감원의 경우 수련병원과 학회와의 극심한 갈등을 초래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즉, 감원은 아무리 잘하더라도 수련실태조사 무용론이 대두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제공하며, 특히 학회별 ‘순환배정’ 원칙을 전면 무시한 정책이라는 것. 또 적은 TO로 인해 남은 전공의의 업무 과중과 비인기과 기피는 오히려 지원율 하락이라는 부작용도 초래한다는 것.

이와 반대로 비수도권 증원의 경우도 지도전문의 확보 등 수련 여건에 대한 개선이 이뤄질 시간적 여유가 없고, 이는 수련 교육의 목적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또 수련실태조사 결과에서 최하위였지만 비수도권이라는 사유로 증원된 경우 역량있는 지도전문의 인력 확보의 어려움과 함께 비수도권, 비인기과의 수련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수련 환경의 편차가 더 심해지는 상황이라는 것.

특히 비수도권 무조건 증원은 도덕적 해이와 수련실태조사 무용론마저 대두될 수 있다고 박용범 이사는 지적했다.

그 외에도 비수도권 전체과 증원으로 인해 가뜩이나 비인기과의 경우 지원율이 감소, 고사 위기를 앞당기게 됐다는 것.

박용범 이사는 따라서 각 전문학회 수련여건에 따른 TO 배정의 탄력 운영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박 이사는 인턴 수련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교육과 평가시스템, 피드백 등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고, 관행적으로 일어나는 잡무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기존의 관행을 깨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실제 인턴 역량 수련교육이 이뤄지는지 감독관리의 제도화가 필요하며, 인턴 전담 지도전문의 비용에 대한 국가 지원과 수련병원의 격차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정책 토론회에서 고든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다기관 협력 수련체계 운영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고든솔 부연구위원은 전공의 다수인 약 70%가 상급종합병원에서 수련받으면서 약 50%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현황을 토대로 지역·공공의료 현장에서의 다양한 수련 필요성과, 실제 다기관 협력 수련체계 운영을 위한 수련 프로그램, 재정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어진 전문가 토론에서 김대중 대한내과학회 수련교육이사, 주재균 전남대의대 교수, 조승연 인천시의료원장, 김태완 인천사랑병원 이사장, 박진식 세종병원 이사장, 윤신원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수련교육이사, 이성순 인제대일산백병원장이 참여한 가운데 전공의 수련 내실화 방안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김대중 대한내과학회 수련교육이사는 전공의 수련 개선을 위한 내과학회 차원의 노력을 소개하며, 전공의의 피교육자 역할을 높이고 노동자 역할을 줄여나가기 위해 주당 수련시간 단축, 업무량 제한 등과 함께 다양한 임상사례 경험을 위한 수련프로그램의 다각화 및 수련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재균 전남대의대 교수는 수련 과정에서 다양한 진료 환경에서의 환자 진료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 공감하며, 다기관 협력 수련체계에 참여하는 2차 의료기관 등에서 원활한 수련이 가능하도록 시설·재정 지원, 지도전문의 교육, 법적 보호체계 등 준비 필요성을 언급했다.

조승연 인천시의료원장은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에 있어 지역 공공병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형병원-지역 거점병원-지역 의료기관 등으로 이어지는 진료 협력체계와 연계된 다기관 협력 수련이 제도화될 경우 지역 공공병원의 역할, 필요한 제도 개선 및 지원 등을 제시했다.

김태완 인천사랑병원 이사장은 현재의 전공의 수련 과정에서 체계적인 술기 교육·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다기관 협력 수련체계 도입의 목표를 다양한 임상 경험을 통한 역량 있는 전문의 양성에 두고 급여 지급 및 법적 책임 주체, 교육·수련 책임 주체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진식 세종병원 이사장은 현재 전공의 수련이 대형병원 진료환경을 중심으로 이뤄짐에 따라 수련 후 전문의로서 역할 시 수련과는 다른 진료환경으로 인해 괴리가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다기관 협력 수련체계 설계 시 전공의가 의료전달체계를 이해하고 본인의 진로에 대비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을 위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국일 보건의료정책관은 인턴제 개편, 지도전문의 지원, 수련환경 개선 등 전공의 수련 내실화와 정부의 지원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수련 과정에서의 다양한 환자군 진료 경험은 반드시 필요한 만큼 협력기관의 수련의 질을 잘 관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석준 위원장은 “전공의 수련 내실화 필요성에 대해 의료인력 전문위원회와 토론회에 참여해주신 대한의학회 및 수련 현장의 전문가들 모두 공감대가 있었다”며 “오늘 논의를 바탕으로 전공의 수련 내실화 방안을 가다듬어, 향후 개최할 의료개혁특위에서 개혁방안에 포함하여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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