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사, 비만 승객 증가로 연료비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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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사, 비만 승객 증가로 연료비 걱정
  • 윤종원
  • 승인 2004.11.0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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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들의 수화물 무게만을 체크하던 항공사들이 이제 승객들의 체중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미국 항공사들은 최근 비만 인구의 급증으로 승객들의 평균 체중이 점점 불어남에 따라 항공기 기체의 무게가 늘어나고 연료가 더 많이 소모돼 적자를 볼 지경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예방의학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1990년대 전반에 걸쳐 미국인의 평균 체중이 10파운드 늘어났으며, 이로 인해 2000년에 항공사들이 3억5천만 갤런의 연료를 추가로 소모하느라 2억7천500만 달러의 비용을 썼다고 밝혔다.

또 연료를 추가 소모함으로써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380만t 추가로 대기 중으로 방출해 지구 온난화라는 환경오염까지 유발하고 있다고 CDC는 지적했다.

CDC의 드론 버튼 박사는 "비만이라는 전염병은 이제 직접적인 건강상 위협을 넘어 예상치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전에 간과했던 측면을 새로이 조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만이 매우 심각한 보건 문제인 미국에서 이미 1990년대 초반에 성인 중 56%가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분류됐으며,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실시된 최근 조사에서는 과체중-비만 인구가 65%로 급증했다.

안그래도 고유가로 적자에 시달리는 항공사들은 기체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내에 비치했던 두꺼운 잡지 책들을 치워버리고 있으며, 금속 포크와 숟가락 세트는 플라스틱으로 대체하고, 좌석도 가벼운 재질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미항공운송협회(ATAA)의 대변인인 잭 에번스는 "여객기가 수백만 마일을 비행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잡지 몇 권을 치워도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가중되는 누적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연료비를 통제할 수 없는 것처럼 승객들의 체중을 통제할 수는없다. 승객들의 체중은 점점 불어나지만, 항공사들은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게 우리가 현재 당면한 난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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