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RPC 표적치료제 ‘린파자’, 사망위험 감소 등 월등한 효과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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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RPC 표적치료제 ‘린파자’, 사망위험 감소 등 월등한 효과 입증”
  • 박해성 기자
  • 승인 2024.06.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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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재영 국립암센터 비뇨의학과 교수
적응증 확대 1년…호르몬치료 어려워 부작용 큰 항암화학요법에 의존했던 환자들에게 희망
“환자들에게 최적의 약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 구축되길”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1차 치료로 적응증을 확대한 지 1년여가 지난 ‘린파자’가 사망위험 감소 등의 월등한 효과를 입증하며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항암화학요법에 의존했던 환자들이 최적의 약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하루빨리 구축되길 바랍니다.”

국립암센터 정재영 교수
국립암센터 정재영 교수

정재영 국립암센터 비뇨의학과 교수는 최근 진행한 병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호르몬 치료가 어려워 부작용 큰 항암화학요법에 의존하던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mCRPC) 환자들의 고충을 조명하고, ‘PROpel’ 임상을 기반으로 린파자+아비라테론 병용요법이 국내 허가를 받은 후 변화한 mCRPC 치료 환경을 설명했다.

정 교수는 우선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의 정의와 기존의 치료법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은 거세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저항을 보이는 전립선암을 뜻한다”며 “전립선암은 남성의 대표적인 호르몬에 의존적인 암으로, 화학적·물리적 거세 같은 호르몬 차단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거세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저항을 보이는 암이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이며,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은 4기 전립선암을 지난 단계로, 최근 나오고 있는 치료법들이 없었을 때 평균 수명이 1년 6개월에 불과했던 굉장히 위험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도세탁셀과 같은 세포독성 항암제가 유일한 치료제였다고 정 교수는 전했다.

그는 “이후 다양한 신약들이 급속도로 개발돼 △도세탁셀, 카바지탁셀과 같은 항암화학요법 △엔잘루타마이드, 아비라테론과 같은 항암호르몬요법 △표적치료제 등의 세 가지가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의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최근 들어 급부상하고 있는 표적치료제로는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와 PARP 저해제인 ‘린파자’가 대표적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1차 치료로 적응증을 확대한 아스트라제네카의 ‘린파자’의 경우 기존 표준치료 대비 월등한 효과를 내고 있다고 정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HRR 등 유전자변이에 효과적인 린파자는 엔잘루타마이드, 아비라테론과 같은 호르몬 요법을 사용한 후에도 진행한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의 2차 치료로 효능을 시험한 임상(PROfound)에서 효과를 입증하며 허가를 받고 표준치료제로 등재됐다”며 “이후 1차 치료로의 확장을 위해 진행한 호르몬 약제들과의 병용투여 임상 ‘PROpel’에서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위험 감소에서 월등한 효과를 보여주며 국내에서도 허가를 받게 됐고 1년 여의 시간이 지났다”고 얘기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PARP 저해제는 특별한 유전자변이가 있는 환자들에게서 효과가 월등한데, PROpel 임상에서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임상에 참가한 환자들의 유전자변이 여부를 모르는 상태에서 린파자 병용요법을 평가한 것.

그 결과 린파자는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34% 감소시켰다. 이 같은 센세이션한 결과를 사후분석 해보니 유전자변이 환자뿐만 아니라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를 보인 것. 더불어 HRR 변이가 있는 경우에는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위험 감소가 50%, BRCA 변이에는 76%로 더 높은 효과를 보이며 연구자들을 굉장히 고무시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 교수는 “일반적으로는 임상의 primary end point를 충족하면 허가가 이루어지는데, 린파자가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를 확인하긴 했지만 특정 유전자변이 환자군에서 효과가 너무 좋다보니 사보험이 발달되어 있는 미국의 FDA에서는 BRCA 변이 환자로 제한해 허가가 이뤄졌다”며 “우리나라는 보다 넓은 유럽의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됐지만 아직 보험급여라는 숙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라고 언급했다.

고령 환자가 특히 많은 전립선암에서 치료 전략 설정 시 린파자 병용요법이 더욱 가치를 더한다는 정 교수.

그는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의 치료 전략을 설정할 때에는 치료 효과를 입증한 약제 선택이 중요한 기준이 되고, 그 다음으로는 이 약제를 투여받는 환자의 상태가 적절한 지, 경제적으로 이 약제를 선택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PROpel 임상을 통해 린파자 병용요법이 호르몬 단독요법 대비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1차 치료에서 린파자 병용요법이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택지가 없었던 세포독성 항암요법 이후 다양한 호르몬 약제들이 선별급여를 통해 1차 치료로 포지셔닝 됐고, 2차 치료에서 항암화학요법이 가능한 환자들은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때 환자의 건강상태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고령 환자가 많아 사실상 2차 치료까지 가능한 환자들은 50%가 되지 않고 대부분의 환자들이 1차 치료로 끝이 나기에 1차 치료에서 가장 최선의 치료법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또한 “아직 여러 전문가들이 HRR, BRCA 변이로 제한해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PROpel 임상 연구 디자인에 준해서 린파자가 호르몬 단독요법 대비 효과를 입증했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분만 해결이 된다면 1차 치료로는 당연히 린파자 병용요법이 대세일 수밖에 없다”며 “린파자 외에도 탈라조파립, 니라파립 등 다른 PARP 저해제도 1차 치료에서 호르몬제와 병용했을 때 호르몬 단독요법 대비 효과를 입증했지만, 국내에서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받은 약제는 린파자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교수는 보험급여라는 숙제가 진한 아쉬움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것이 표적치료로, 린파자는 특정 유전자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정밀의학에 근거하는 항암치료이기 때문에 실제 치료 현장에서 환자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린파자 치료를 목표로 오는 환자도 많이 있다”며 “이런 환자들은 당연히 린파자가 급여 적용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의료진은 린파자가 최선의 치료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 급여가 되지 않는 약제를 사용하고 권하기에는 서로 부담스러운 상황이라서 안타깝다”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정 교수는 소개했다.

그는 “호르몬 치료제들이 선별급여가 되고 있지만 린파자를 병용하게 되면 두 약제 모두 비급여로 처방받게 돼 부담이 된다”며 “하지만 다행히도 아스트라제네카에서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으로, 한국혈액암협회를 통해 관련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국립암센터는 암 전문기관이기 때문에 사회사업실을 통해 다양한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재난적 의료 지원 사업도 있기 때문에 환자에게 린파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인정이 되면 지원도 가능한 만큼 사회사업실에 문의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재차 강조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에게, 그리고 의료진에게도 최적인 약제가 급여권 내로 들어오는 것”이라며 “약가 때문에 환자에게 좋은 약제를 권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고, 환자들이 최적의 약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빨리 구축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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