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파이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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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파이 스토리
  • 윤종원
  • 승인 2006.06.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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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애니메이션, 파이 스토리

28일 개봉하는 "아치와 씨팍"이 한국 창작 애니메이션의 승부처를 보여준다면, 7월6일 개봉하는 "파이 스토리"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해외 합작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파이 스토리"는 한국의 에펙스디지털과 디지아트, 미국의 원더월드가 공동제작한 애니메이션이다. 크레디트의 감독란과 프로듀서란에 한국인의 이름이 제일 먼저 자리하는 것 역시 그 때문. 아이디어와 만들 사람들만 있다면 그들의 국적은 별로 상관이 없으며, 작품의 국적 역시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투자 역시 한국과 미국이 5:5라 전세계 개봉 수익 역시 반반씩 나눠갖게 된다.

제작진의 구성만 눈길을 끄는 것이 아니다. 제목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 영화는 별로 욕심을 내지 않았다. 세계시장을 겨냥한 여름용 맞춤 상품이라는 목적에 충실했다. 국내 제목이 "토이 스토리"를 연상시키는 "파이 스토리"이고 미국 제목이 "샤크"를 연상시키는 "샤크 배이트(Sharkbait)"인 까닭은 그 때문. 성공한 애니메이션의 후광에 대한 "애교 있는" 러브콜인 것이다.

이 영화에 애초부터 자막이 없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영화는 SS501, 박명수, 임채무 등 유명 연예인들을 성우로 기용해 또다른 관객 유인 효과를 꾀했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 개봉하면 자녀들의 영어공부를 위해 일부러 원어 버전을 보여주는 부모들에게는 선택의 기회가 없어져 불만일 수도 있겠지만, 국산 애니메이션을 영어로 더빙할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이렇듯 "파이 스토리"는 산업적인 측면에서의 여러 긍정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효율"이 우선시 되다보니 내용이나 그림에서 별다른 특징은 없다.

무시무시한 그물의 공격에 엄마, 아빠를 잃은 어린 청새치 파이는 돌고래 가족의 도움으로 성장한다.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큰 파이는 엄마의 유언에 따라 펄 이모를 찾아나선다. 그곳에서 파이는 슈퍼모델 물고기 코딜리아를 만나 첫눈에 반하지만 코딜리아는 상어 트로이가 점찍어놓은 상태. 파이는 트로이와의 일전을 준비한다.

"제8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박명수가 입 냄새 나는 상어 역을 맡아 "이 먹다버린 치킨아"라는 대사를 내뱉는 설정은 시의적절하다. 참고로 박명수는 치킨집을 운영한다.

전체 관람가. 상영시간 78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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