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클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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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클림트
  • 윤종원
  • 승인 2006.06.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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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 이미지의 향연 클림트


"클림트(Klimt)"를 관람하기 전에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영화가 전혀 친절하지 않다는 것.

"클림트"는 "키스" "다나에" 등의 그림으로 국내에서도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삶과 예술세계를 다룬 미술영화지만, 영화의 내용은 장식(粧飾)적이고 몽환적인 그의 작품세계에 초점이 맞춰져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전개된다.

세기말의 흥분과 긴장감이 감돌던 1900년. 화려하고 관능적인 아르누보(Art Nouveau) 스타일의 장식미술을 추구하는 클림트(존 말코비치)의 그림은 고국인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혹독한 야유거리가 되지만 프랑스 파리에서는 환호와 찬사를 받는다.

파리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서 "철학"이라는 작품으로 금메달을 수상한 클림트는 축하파티에서 프랑스 무희이자 여배우인 레아(새프론 버로즈)를 소개받고 첫눈에 사랑에 빠지면서 레아는 그의 영감과 고통의 대상이 된다.

환상의 뮤즈이자 육체적 욕망의 현신(現身)으로서의 그녀는 클림트의 작품 속에 거울처럼 투영되고, 그녀의 아름다움과 여성성은 클림트로 하여금 사랑에 대한 영원한 탐색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레아와 똑같이 생긴 또 다른 레아가 등장하고, 이를 뒤에서 조정하는 의문의 사나이는 클림트를 환영 속으로 빠지게 한다.

영화는 실존인물과 허구의 인물을 병치시키고 사실과 환영의 세계를 번갈아 보여준다. 그림 "키스"의 모델이기도 한 클림트의 평생 연인 에밀리 플뢰게는 극중 미디(베로니카 페레스)로 나오지만 레아는 실존인물이 아니다.

감독은 클림트가 성병 매독으로 고생했다는 점에 착안, 매독의 부작용인 환각과 환청 등을 이용해 화가의 삶에서 그의 몽환적인 작품세계를 이끌어낸다.

영화는 장식미술을 추구한 클림트의 그림처럼 화려하다. 영화에는 100벌이 넘는 아르누보 스타일의 의상이 등장하고 황금색을 많이 사용한 클림트의 그림처럼 화면도 화려하고 다양한 색채로 가득하다.

불우한 가정환경과 예술가로서의 고뇌, 작품에 대한 비난 등으로 고통받은 클림트를 연기한 존 말코비치는 "그가 왜 훌륭한 배우인가"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감독은 칠레 출신의 라울 루이즈.

29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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