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 조정·중재 사례(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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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 조정·중재 사례(29)
  • 병원신문
  • 승인 2023.1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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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처치 지연돼 저산소성 뇌손상 발생한 사례

■사건의 개요

●진료 과정과 의료사고의 발생 경위

환자(40대, 여)는 2015년 12월 약 한 달 동안 피신청인병원에 입원한 이력이 있으며, 이후 수 년간 약을 먹지 않고 직장 생활하고 있었으나 2020년 9월부터 특정한 이유 없이 가족에게 욕을 하고 출근길에 소동을 벌여 경찰 신고가 들어오는 등 이상 행동을 지속, 2020년 9월 말 피신청인병원에 기타 조현 정동장애, 편집 조현병 진단으로 입원했다.

입원 당일 오후에 90분간 지속해서 소리 지르고 불안정한(Irritable) 모습을 보여 아티반 4mg 1@, 할로페리돌 5mg 근주 및 격리실로 이동해 강박 적용(4point) 받았다. 입원 당일 밤 낙상의 위험이 크고 소음을 내 격리실 입실 후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경과관찰 받았다. 입원 3일차 갑자기 욕하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행동조절 안 돼 아티반(ATV) 2mg, 할로페리돌(HPD) 5mg 근주 및 격리실로 이동 강박 적용(4point) 받았다. 입원 5일차 정상적인 보행이 힘들고 공격적인 행동이 조절되지 않는 등 자해 및 타인을 해할 우려가 있어 아티반 4mg, 할로페리돌 5mg 근주, 격리실 입실 및 강박 적용(오전 2시간, 저녁 2시간) 받았다.

입원 8일차 기록지에 의하면, “밤 10시경 일어나서 복도 쪽으로 나오려다 뒷걸음치며 열린 병실 문과 침대 사이로 슬립다운(Slip down) 됨. 노티하고 낙상 발생 우려로 의사 오더에 의해 격리”로 확인된다. 입원 9일차 06:23경 맥박 123회/분, 산소포화도 98% 확인되며, 9:00경 환자가 아프다고 어눌한 말투로 표현했고, 9:30경 의식 및 호흡 없는 상태 확인돼 119 신고하고 주치의 보고됐으며, 119를 이용해 ○○○병원 응급실로 이동했다. 의식소실 당시 환자는 전일 밤 22:00경 무렵부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고 좌측 측두부 두부 외상(head trauma event) 있었고, 9:30경 의식 및 호흡 없는 상태로 확인돼 심폐소생술 시행했고, 9:36경 119 도착 당시 무맥성전기활동(PEA) 확인돼 에피네프린 3회 투여 후 자발순환회복된 상태로 출발, 이후 무맥성전기활동 지속하다가 10:03경 다시 자발순환회복, 10:04 다시 무맥성전기활동 확인되는 상태였다. 10:50경 도착한 ○○○병원에서 보호자에게 환자 상태 설명 후 에크모 삽입 진행됐으며, 환자는 신경학적 검사에서 반응 보이지 않았고 저산소성 뇌손상에 의한 중추성요붕증(Central Diabetes Insipidus)으로 판단됐다.

뇌 CT에서 (의증)미만성 저산소성 손상, 흉부 CT에서 다발성 급성 폐색전증 소견이었고, 응급실 기록에서 “폐색전증 가능성으로 혈전용해제(TPA, 조직플라스미노젠 활성인자) 가능하겠으나 전일 두부 외상 이벤트로 사용 부담되는 상황”이라는 내용이 확인됐다. 환자에게 이미 회복 불가능한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으로 보호자에게 연명의료 계획서(POLST) 권고했으나, 보호자 원치 않아 에크모 유지키로 했다. 응급실 내원 4일차 뇌사상태 확인되며, 에크모 이탈 및 승압제 증량했으며 이후 활력징후 등 경과관찰했으며 보호자 인공호흡기 이탈(Vent weaning) 원치 않아 기관절개술했고, 보존적 치료 후 △△△ 요양병원으로 전원됐고 12월 중순 폐렴으로 사망했다.

●분쟁의 요지

(신청인) 보호 병동에 입원 중 혈소판 증가, 향정신성 약물 복용, 강박·격리 치료로 인한 진정제 투여 및 부동 상태, 낙상으로 인한 측두부 외상으로 인해 폐색전증이 유발됐으나 폐색전증에 대한 예방 및 초기 진단, 응급처치가 지연돼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식물인간이 됐다가 사망하게 됐다.

(피신청인) 환자 상태에 따른 격리, 강박 진행하며 경과관찰했으며, 외상 때문에 폐색전증 주 치료인 혈전용해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나 측두부 외상에 대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으며, 환자 상태 이상소견 확인 후 119 신고 및 심폐소생술 진행 등 적절히 조처했다.

■사안의 쟁점

●진단 및 치료 계획의 적절성

●안전 관리의 적절성

●상태 악화 확인 후 조치의 적절성

●폐색전증 발생과 사망의 원인

■분쟁해결의 방안

●감정 결과의 요지

피신청인병원의 정신과적 진단 및 약물치료와 격리 및 강박 절차(수분 섭취, 30분 간격 활력징후 및 감각‧순환‧움직임 확인 등)는 적절하게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 우측 측두부 외상은 관련 CCTV 영상과 기록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우며, ○○○병원에서 시행한 뇌 CT에서는 뇌출혈을 일으킬만한 우측 측두부 두부 외상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환자 의식 및 호흡이 없던 상태에서 피신청인병원이 시행한 초기 응급조치 내용이 확인되지 않기에, 저산소성 뇌손상에 대해 환자의 이상징후 발생 후 제대로 된 조치를 했다고 보기 어렵고, 조치 미흡으로 인해 망인에게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생한 상황으로 검토된다.

환자 사망의 원인인 폐색전증은 피신청인병원에서 시행한 환자에 대한 강박으로 인해 장시간 부동 상태에 머물러 있어 폐색전증의 위험을 증가시킨 것으로 추정되며, 피신청인이 처방한 항정신병제 및 항불안제 역시 복합적으로 작용해 폐색전증의 위험성을 높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환자의 상태를 고려할 때 약 처방과 격리 및 강박 조치는 경과관찰 중 필요했던 조치로, 치료 과정 중 불가피하게 발생된 상황으로 보인다. 또 환자는 입원 당시 심부정맥혈전이나 폐색전증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상태가 아니었기에, 환자에게 심부정맥혈전이나 폐색전증의 예방조치(예방 약제 사용 포함)의 적응증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로 폐색전증 발생을 예측하기는 어려웠던 상황으로 검토된다.

●손해배상책임의 유무 및 범위에 관한 의견

신청인은 일실이익, 위자료, 장례비 등 금 3억1천만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주장했다.

■처리결과

●합의에 의한 조정성립

양 당사자는 피신청인병원의 환자에 대한 미흡한 응급조치로 저산소성 뇌손상 발생에 대한 과실은 인정되지만, 폐색전증 발생에 대해 피신청인병원의 과실이라 보기는 어려운 점 등 본 사건의 진행 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은 다음, 앞서 본 여러 사정을 신중하게 고려해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합의했다.

●피신청인은 신청인에게 금 8천만원을 지급하고, 신청인은 이 사건 진료행위에 관해 피신청인에 대해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며, 비방, 시위 등 명예나 평판을 훼손하는 행위를 하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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