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 내시경 검사만 받으세요’ 슬로건
잦은 검사, 의학적 이득 낮고 환경에 부정적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이사장 이오영)와 대한장연구학회(회장 김태일)가 공동으로 추진한 친환경 내시경정착을 위한 캠페인 ‘Go Green, Together’가 본격 전개된다.
소화기내시경학회는 날로 증가하는 대장암의 위험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대장암 발생 및 관련 사망률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자 2018년부터 ‘장(腸)주행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는 장연구학회와 함께 대장내시경 검사 및 시술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데 동참해 전 인류가 풀어야 할 숙제인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Go Green, Together’ 캠페인을 기획, 인포그래픽까지 배포했다.
대장내시경은 대장용종 및 대장암 조기 발견 및 용종 절제를 위한 치료에 매우 유용하다.
대장내시경을 통해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선종성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률은 70~90%, 사망률은 50%가량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장내시경 검사 및 시술을 진행하면 필연적으로 의료폐기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실제 연구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내시경 1회 진행 시 2.1kg의 의료폐기물이 발생하고 이를 토대로 1년간 발생하는 내시경 폐기물의 양을 계산하면, 폐기물을 1m로 쌓았을 때 축구장 117개 분량에 근접한다.
우리나라도 2021년 기준 위대장내시경 검사 및 시술 건수가 약 633만 건으로 추산되는데, 이때 발생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9,498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3만 톤으로 추정된다.
내시경 검사 및 시술로 인해 발생하는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불필요한 검사를 최소화하고 꼭 필요한 검사만 받는 것이라는 게 소화기내시경학회의 설명이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가족력, 이상 증상 등이 없는 건강한 사람의 경우 45~50세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작해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5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대장용종이 발견돼 절제술을 받았다면 3년 또는 5년 후에 추적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의 경우 해당 가이드라인 보다 대장내시경 추적검사를 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박동일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윤리법제위원회 이사(강북삼성병원)는 “대장내시경 검사 및 용종절제술은 대장암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폐기물이 지구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인간의 건강과 지구의 건강 둘 다 지키기 위해서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너무 자주 받지 말고, 소화기내시경 세부 전문의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꼭 필요한 시점에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동일 이사는 이어 “이 외에 내시경 검사 및 시술을 위해 병·의원을 방문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검진 기관이 저층에 있으면 계단을 이용하는 등 일상적인 친환경 실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Go Green, Together’ 인포그래픽은 소화기내시경학회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열람 및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