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초진·소아 ‘불가’…면책 조항 ‘핵심’
상태바
비대면 진료 초진·소아 ‘불가’…면책 조항 ‘핵심’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8.29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계도기간 종료 맞춰 설문조사 시행 결과 발표
초진 대상 범위 축소 및 명확화, 면책 규정 시범사업 포함 등 개선 요구
이필수 회장, “일부 산업계 등에서 의사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납득 어려워”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두고 대한의사협회 회원 대부분은 소아를 포함한 모든 초진은 불가하며 의사 면책 조항 포함 여부가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아울러 약 배송의 경우 의사 2명 중 1명은 허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견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최근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현황과 개선 방향’을 주제로 회원 643명의 응답을 분석한 설문조사 결과를 8월 28일 공개했다.

이번 설문에는 약 4주간 비대면 진료를 경험한 의사 회원 10명의 심층 인터뷰도 포함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정부가 9월 1일부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계도기간을 종료하고 본격적인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가운데 향후 의료계가 시범사업 개선안을 건의하기 위한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진행됐다.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의사들은 비대면 진료에 있어서 소아를 포함한 초진 가능 여부, 면책 조항 포함 여부 등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비대면 진료 초진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의견은 83%였는데 이중 ‘절대 불가’는 45%, ‘재진 허용을 기본으로 하되 일부 불가피한 상황에서 예외적 초진 허용’이 38%를 차지했다.

이들은 안전성 문제, 의료 쇼핑 가능성, 정확한 진단 불가, 도덕적 해이, 영리 추구, 약물 오남용 가능성 등을 초진 불가의 이유로 들었다.

반면 초진과 재진을 모두 허용하자는 의견은 11%에 불과했다.

만성질환자의 재진 허용기준에 대해서도 대면 진료 이후 1년까지의 기준은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66%로 지배적이었다.

차라리 대면 진료 이후 3개월 이내(49%)와 6개월 이내(27%)가 재진 허용기준으로 적절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아울러 현재 시범사업에서 예외적 초진허용 대상자인 만 65세 이상 거동 불편자, 장애인, 감염병 확진자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과반을 넘겼는데 이들은 대체로 합병증과 질환 급변 우려 크고 다중 질환 보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자이기에 재진이 더욱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응답자 중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별도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소아청소년은 비대면 진료에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69%로 대다수였다.

소아청소년에 대한 비대면 진료는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데다가 비대면 진료로는 의사소통과 상태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의학적 상담에 한해 휴일과 야간 소아청소년 초진 비대면 진료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4%에 불과해 성인보다 훨씬 초진에 부정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사고 등 의사 책임소재와 관련해 의사 통제 범위 밖의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건은 면책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는 답변이 88%였다.

특히 면책 조항 포함 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은 61%,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회원 중에서도 면책 조항이 포함되면 참여할 생각이라는 답변이 38%인 것을 볼 때 현재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 있어서 면책 조항이 핵심이라는 점을 방증했다.

한편, 약 배송의 경우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과반수 이상인 52%, 허용하면 안 된다는 응답은 30%로 나타나 의사 2명 중 1명은 약 배송을 찬성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의협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부에 △초진 대상 범위 축소 및 명확화 △소아 대상 야간 및 휴일 비대면 진료 초진 불가 △전화사용 불가원칙 확립(현재 화상이 기본이나 전화사용 기준 모호) △플랫폼 관리 강화 및 의협주도 공공플랫폼 개발 고려 △의사 면책 규정 시범사업 포함 △만관제 및 비대면 2개의 시범사업 수가 중복신청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필수 회장은 “8월 말에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계도기간 종료에 앞서 7월부터 회원들이 목소리에 귀 기울여 설문조사를 철저히 준비했다”며 “일부 산업계 등에서 의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납득하기 어려워 이를 반박하기 위해서라도 설문조사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