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에 진심, 재활 본질에 충실…서울재활병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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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에 진심, 재활 본질에 충실…서울재활병원입니다”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8.08 0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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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재활병원 이지선 병원장 개원 25주년 기념 인터뷰
전 직원 개척 DNA 탑재…국내 재활치료 선도하며 성장
재활의료기관 모두가 함께 발전하는 건강한 가치 전파 목표
이지선 서울재활병원 병원장. ⓒ병원신문.
이지선 서울재활병원 병원장. ⓒ병원신문.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 본질에 충실하다는 것은 ‘근본적인 것에서부터 익히고 행한다’는 의미다.

이는 해당 분야에서 모범이 된다는 뜻인 ‘교과서적’이라는 단어로 진화하기 위한 첫 단계이기도 하다.

1998년 개원한 이후 25년이 흐른 현재까지 재활의 기본과 본질에 대한 충실함을 잃지 않고 재활의 교과서적인 모습을 하루하루 완성해나가는 병원이 있다.

그 주인공은 서울재활병원.

도전과 열정을 넘어 새 희망을 꿈꾸는 개척 정신 DNA를 갖춘 직원들이 넘쳐나는 서울재활병원이 올해 개원 25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해 병원신문은 1998년 개원 멤버로 참여해 2013년 1월 1일부터 약 10여 년간 병원장을 맡고 있는 이지선 서울재활병원장을 만나 서울재활병원의 가치와 이념 그리고 미래를 들었다.
 

병원장부터 직원까지 재활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인 곳

'개척 DNA' 탑재해 '가치있는 삶'의 뿌리로 거듭나려 노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출신인 이지선 병원장은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난 후 서울재활병원에 평생을 몸담은 의사다.

그만큼 이지선 병원장은 재활에 진심이며, 대한민국 재활의료기관 모두가 함께 발전하길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지선 병원장과 서울재활병원의 인연은 은사인 박창일 전 연세의료원장의 추천으로 시작됐다.

당시 박창일 전 연세의료원장은 이지선 병원장에게 ‘매우 생소하겠지만, 네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다’라며 서울재활병원을 소개했다고 한다.

서울재활병원 로고
서울재활병원 로고

서울재활병원은 1959년 한국전쟁 고아들을 돌보기 위해 설립된 사회복지법인 엔젤스헤이븐(舊 은평천사원)의 산하기관으로 1998년 4월 21일 개원했다.

엔젤스헤이븐의 설립자인 조규환 회장이 당부한 ‘가난한 환자를 집으로 돌려보내지 마라’, ‘세계에서 가장 좋은 병원을 만들라’는 말은 서울재활병원의 비전이자 핵심 가치다.

이지선 병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지역사회 중심의 재활병원이 거의 없었던 25년 전에는 당연하게도 진정한 의미의 재활 다시 말해 전인적 재활, 환자와 가족 중심 재활, 사회복귀 중심 재활 등을 제공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 서울재활병원은 재활의 기본과 본질을 지키면서 발전하기 위해 노력했고 환자들에게 필요한 것이 발견될 때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하나씩 시스템을 만들어갔다.

이 때문에 서울재활병원은 재활치료에 있어서 ‘처음’이라는 타이틀을 무수히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2002년 소아재활낮병동 연구 개발 및 운영을 통해 수가화에 성공했고 2006년 장애 청소년의 통합관리시스템(학교-가정-병원 연계)을 구축하고 발전시켰다.

이를 토대로 보건복지부 지정 재활전문병원 3기 연속 선정, 전문병원 필수 의료기관 인증 제도 도입 전 재활병원 최초 의료기관인증 3주기 연속 획득에 성공했다.

아울러 연구용이 아닌 임상용 재활 로봇 최초 도입, 소아 로봇 최초 도입, 병원 내 감각통합치료실 및 스노즐렌 치료실 설치, ADL(activities of daily living) 치료 기반의 작업치료, 병원 내 가족지원센터 설치 등의 기록도 있다.

2015년 제정돼 2017년 시행된 ‘장애인건강권법’ 상의 세 가지 중요한 역할인 서울시북부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2019년 지정), 회복기재활의료기관(2020년 지정), 공공어린이재활병원(2021년 지정) 등도 서울재활병원의 노력이 깃든 결과다.

이지선 병원장은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개척자 DNA를 지닌 직원들이 많은 것이 서울재활병원의 비전인 ‘사회와의 단절과 편견에 맞서 세상을 향한 다리를 끊임없이 연결하는 함께 가치로운 삶을 만든다’를 이끌어 나가는 밑거름”이라며 “지난 25년간 한계를 넘어선 도전과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통해 모든 직원들이 노력했기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나가는 세계 최고의 재활병원’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병원장은 “서울재활병원은 장애를 가진 환자들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병원 자체를 소중히, 환자를 소중히, 직원들을 소중히 여긴다”며 “전문성, 공공성, 환자중심성이라는 주요 경영철학이 병원 곳곳에 스며들어 환자 및 보호자의 미충족 수요를 찾아 해결하는 과정을 중시하는 조직문화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재활병원은 뇌졸중, 척수손상, 뇌성마비, 발달장애, 근골격계 질환, 통증 등으로 고통 받는 환자의 재활을 위해 재활의학 전문의,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임상심리사, 언어재활사, 재활전문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분야의 재활 전문가들이 함께한다.

환자의 생활유형별·생애주기별 평생 재활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관리하고 있으며 전문적인 재활 의료서비스는 물론 심리·사회·경제·가족 문제를 포함한 전인적 토탈케어를 제공, 가정과 사회로의 성공적인 복귀를 이끌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가옥구조 개선사업 △중도장애아동 학교복귀사업 △뇌졸중 멘토링 △장애 청소년 캠프 등 사회복귀기반의 재활치료와 △보호자 및 형제자매 케어 관련 프로그램 △가족역량 강화 교육 △가족 심리 상담 및 치료 등 가족 중심의 재활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재활의료기관이 바로 서울재활병원이다.

이지선 병원장실에 배치된 서울재활병원의 조직도. 병원장(초록색 동그라미)이 맨 밑에, 신입직원일수록 맨 위쪽에 위치해 있다. ⓒ병원신문.
이지선 병원장실에 배치된 서울재활병원의 조직도. 병원장(초록색 동그라미)이 맨 밑에, 신입직원일수록 맨 위쪽에 위치해 있다. ⓒ병원신문.

이지선 병원장은 “지금까지 일궈낸 성과와 앞으로 이뤄낼 성과 모두 서울재활병원 직원들의 도전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가능할 것”이라며 “의료는 모든 직원들이 만든 서비스의 총합이고, 그들을 위해서 병원장과 임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지선 병원장실에 비치된 ‘거꾸로 조직도’는 병원장이 맨 아래에, 신입직원이 맨 위에 놓여있는 역삼각형 모양이다.

이는 환자만큼 소중한 직원들의 삶의 비전과 도전이 성취되는 직장(병원)이 되길 바란다는 의미 즉, 병원장과 임원이라는 ‘뿌리’가 직원들이 튼실한 ‘열매’를 맺도록 격려해 결국 환자들을 치료하는 하나의 ‘나무’가 완성된다는 것을 상징한다.

이 병원장은 “재활의 길을 함께 만들어가는 직원들을 동료로 두고 있어서 영광”이라며 “조직도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기에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소중히 할 때 훌륭한 인재들이 일하고 싶은 병원 조직이 된다”고 힘줘 말했다.
 

국내 전문 재활치료 환경 구축 ‘과도기’에 있어

꾸준한 국가적·사회적 지원체계 및 관심 중요

장애아동 웨어러블 로봇 보행 치료. (사진제공: 서울재활병원).
장애아동 웨어러블 로봇 보행 치료. (사진제공: 서울재활병원).

이처럼 25년간 직원과 합심해 재활에 전심전력한 이지선 병원장은 현재 국내 전문 재활치료 환경의 수준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재활병원이 없는 것은 아닌데 역할 구분이 모호하고, 재활 의료 전달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환자들이 병원을 떠도는 소위 ‘재활 난민’이 지속해서 발생하는 일은 아직 여전하다는 게 이지선 병원장의 지적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2015년 장애인건강권법 제정 이전과 이후를 큰 분기점으로, 약 5년 전부터 조금씩 재활치료 인프라가 구축돼 현재 정부와 전문가들이 미래지향적인 의료체계를 만들어가는 과도기에 있다며 희망 섞인 시선을 보낸 이지선 병원장이다.

이지선 병원장은 “사실 민간에서 재활치료가 자발적으로 생성되지 않았던 탓이 제일 크긴 하나 이는 소위 저수가로 인해 ‘돈’이 되지 않는 의료가 재활이기에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라며 “다행스럽게 2020년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지정제도가 시작되면서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수술이나 급성기 치료를 받은 후 5개월간 집중치료를 거쳐 가정 및 사회로 복귀하는 비율이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병원장은 이어 “특히 재활의료기관이 턱없이 부족해 과소공급의 대표적인 영역이었던 소아청소년의 경우 어린이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이 시작됐고, 2021년부터 공공어린이재활병원도 지정되면서 조금씩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며 “게다가 장애인건강권법 제정 이후로 매년 재활의료 전달체계의 큰 그림을 그리고 이를 시스템화하는 등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부언했다.

결국 재활은 장애의 정도, 기능의 정도, 사회적 관심 수준, 사회적 인식의 성숙도 등에 따라 치료의 결과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의료기술도 중요하지만 꾸준한 국가적·사회적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이 병원장은 “재활치료 후 사회·직장으로의 복귀가 원활하려면 국가와 사회의 관심이 끊기면 안 된다”며 “특히 소아 재활은 선진국처럼 의료·돌봄·교육 서비스가 포괄적·종합적으로 통일성 있는 유기적 연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보건복지의료의 관점에서 통합적인 미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래 재활의료 위해 플랫폼 구축에도 나서

모든 재활의료기관 협력·발전 생태계 만들고파

이런 서울재활병원은 ‘재활’에 진심인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하려는 듯 끊임없는 발전 계획을 세워 주목된다.

우선, 공공어린이재활병원으로서 서울지역 내 민간 어린이재활의료기관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전국에서 제일 먼저 시작된 기관인 만큼 앞으로 완성될 13개 기관에 대한 모범 모델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방침이다.

장애아동 재활의료의 과소공급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진행 중인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사업은 전국에 총 13개(10개 건립, 지정 3개)의 전문기관을 두는 게 목표로, 서울재활병원이 최초 운영한 바 있다.

이지선 병원장은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사업의 매뉴얼을 만들고 지난 25년간의 노하우를 함께 공유해 전국 공공어린이재활병원 및 센터의 성공적인 운영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지역 내 어린이재활의료기관 등과의 활발한 네트워크를 통해 장애아동 중심의 재활서비스가 물 흐르듯 제공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잠시 끊겼던 국제협력사업을 여러 재활의료기관과 함께 담당할 수 있는 구조를 혁신·발전시키고, 최근 브라이언임팩트재단에서 약 50억 원을 지원받아 개발을 시작한 미래재활의료 플랫폼 구축도 서울재활병원의 숙제들이다.

이 병원장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확한 재활 정보를 습득하지 못 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효과적인 지원시스템을 제공하고 지역사회 내 흩어진 재활 자원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25년간 서울재활병원에 쌓인 성장 과정에 따른 생애 전주기 재활치료 빅데이터를 프로세스화하는 미래재활의료 플랫폼을 구축하려 한다”며 “감염병 사태로 인해 잠시 단절된 국제협력사업을 재개함과 동시에 여러 재활의료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서울재활병원의 또 다른 목표로 새 병원 건립과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진정한 구현, 모든 재활의료기관의 협력·발전 등을 꼽은 이지선 병원장이다.

이 병원장은 “장애 환자들에게 치유와 안식이 되는 병원, 재활이라는 공공성을 강화·강조하는 병원이 되기 위해 현재의 공간 부족을 극복하고 더욱 안전한 병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며 “서울재활병원만이 아닌 전국의 모든 재활의료기관들이 경쟁이 아닌 상생과 협력을 통해 함께 발전해 든든한 재활의료시스템을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몇 사람의 훌륭한 의사가 아닌, 조직 전체가 훌륭한 사람들로 가득하면 그 총체적 합으로 환자들을 섬길 수 있다”며 “건강한 재활의료 생태계 조성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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