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광고심의 ‘동맥경화’ 심각?…병·의원 불만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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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광고심의 ‘동맥경화’ 심각?…병·의원 불만 폭주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7.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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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의료광고심의 기본 5주 이상에서 최대 두 달 이상 지연 ‘수두룩’
일선 병·의원들, “최근 들어 예전보다 대기 기간 더 길어져 의아하다”
집행부 탄핵 등 어수선한 의협 분위기 한몫…‘직원 수 더 늘려야’ 지적

건전한 의료광고 문화조성과 소비자에게 올바른 의료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한의사협회가 운영 중인 의료광고심의위원회(의광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정도로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2~3개월 전부터 광고심의 대기 기간이 평소보다 훨씬 길어지고 있어 일선 병·의원들이 심각한 불편을 겪고 있는 것.

현재 의광심 Q&A 게시판은 기약 없이 심의 결과를 기다리는 회원들의 항의 글로 도배가 된 상태이며, 더 큰 문제는 한번 밀린 심의 물량이 쉽사리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이필수 집행부 탄핵 정국 등 어수선한 의협 분위기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병·의원들의 불편은 지속될 전망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의광심의 광고 심의가 짧게는 5주, 길게는 두 달 이상 지연돼 다수의 병·의원들이 답답함을 호소하는 중이다.

실제로 현재 의광심 Q&A 게시판은 ‘아직도 심의 중이라는데 언제 끝나나요?’, ‘한 달째 대기 중인데 언제 되나요?’, ‘심의 완료 언제쯤 되나요?’ 등 심의지연 이유를 묻는 문의 글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통상 의광심 심의기간은 접수 완료 후 휴일·휴무일을 제외하고 15일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의료계 관계자 A씨는 “요즘 의료광고심의 대기 기간이 예전보다 더 길어졌다는 불만 섞인 소리를 이곳저곳에서 듣고 있다”며 “개선은커녕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데다가 문의를 하면 많이 밀려있다는 답변만 하고 있어서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약 5주 전에 광고심의를 신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는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 B씨는 “의료기관 차원에서 광고 시점을 계획해 놓고 일정을 맞춰가며 광고심의를 받는 것인데, 한두 달 지연되면 인기 있는 광고는 다시 자리잡을 수가 없다”며 “특히 확장이나 개원,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의료기관들은 단 한주만 심의가 미뤄져도 엄청난 타격을 입는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병·의원 관계자들이 의광심의 내부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 분위기다.

심의 업무를 담당하는 의협 직원 숫자는 한정돼 있는데, 갈수록 광고심의 물량은 늘어나고 심지어 광고의 내용과 방식이 정교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광심 위원들과 담당 직원 약 8명만으로 주 1,000건 이상의 심의 물량을 감당하고 있는 실정.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 Q&A 게시판에 올라온 심의결과 문의 글.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 Q&A 게시판에 올라온 심의결과 문의 글.

의료계 관계자 B씨는 “전국적으로 광고심의를 신청하는 의료기관이 한두 곳이 아닐 것이고, 심층심의를 해야 하는 건도 있기에 의광심도 애로사항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지 못할 정도로 너무 심해진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의광심도 일선 병·의원들의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의광심 관계자는 “광고 형태가 복잡해진 점, 담당하는 직원이 부족한 점, 의협 임시대의원총회 등 내부 사정, 의광심 임직원 인사이동으로 인한 인수인계 등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겹쳐서 평소보다 늦어지고 있다”며 “휴가철인 8월에 조금 더 밀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본적으로 심의 물량이 너무 많은 게 가장 큰 원인이지만, 최대한 빠르고 신중하게 처리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원활한 업무 진행을 위해 직원 보충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결국 의협 집행부가 내·외부 현안에 정신없는 사이에 의광심과 소수의 직원들만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습을 질타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의료계 관계자 C씨는 “의협이 의료광고심의 업무를 가져간 만큼 이필수 집행부는 취임 때부터 수없이 내세운 회원 권익의 측면에서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며 “갈수록 인터넷 매체가 발달하면서 의료광고 심의 건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한 번 심의가 밀리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계속해서 밀릴 것이 뻔한데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서라도 인력 충원 등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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