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행위별 수가 쪼개기, 매우 불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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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행위별 수가 쪼개기, 매우 불합리”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7.0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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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수 회장, 취임 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통해 강하게 반발
특정과 살리기 위한 재정은 별도 재원으로 마련하는 게 당연
의대 정원 문제 있으나 의료현안협의체는 지속 참여 의지 보여
의료일원화 논의의 문 열어둬…“정부 제안 들어오면 참여할 것”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 ⓒ병원신문.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 ⓒ병원신문.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최근 열린 ‘제11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의료행위 유형별로 수가 인상률에 차이를 두겠다는 의지를 보인 보건복지부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필수의료 등 특정 진료과를 살리려면 별도의 재원을 마련해 재정을 투입하는 게 인지상정이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으로 건강보험 재정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필수 회장은 7월 5일 의협회관에서 출입기자단과 ‘취임 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복지부는 의원과 약국 유형의 환산지수를 최종결정하는 제11차 건정심 회의에서 의료계가 예상하지 못한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의원급 환산지수 인상분을 특정 부분별로 환산지수에 차등을 두자고 한 것.

의료행위는 크게 검체, 기능, 영상검사, 수술, 처치 5개로 나뉜다.

이 가운데 검체, 기능, 영상검사 영역은 원가보상률이 100% 이상인 반면 수술과 처치 영역은 원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의료계가 꾸준히 저수가라고 주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에 복지부가 의료계에 제안한 방안은 5개 영역 의료행위에 대해 환산지수 인상률의 차이를 두는 방법인데, 앞서 2024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종료 직후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의 부대 의견과 동일한 내용이다.

당시 재정위는 “2025년 요양급여비용 계약 시 환산지수 인상분 중 일부 재정을 소아 진료 등 필수의료 확충을 위해 수술, 처치 등 원가보상이 낮은 행위 유형 상대가치점수와 진찰료 등 기본 진료비 조정에 활용할 것”이라고 권고한 바 있다.

문제는 복지부가 재정위의 부대 의견 권고 사항을 당장 내년부터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건정심에서 갑자기 드러내면서 촉발됐다.

즉, 원가보상률이 100%를 넘는 검체, 기능, 영상검사 분야의 환산지수는 동결하고 수술, 처치 분야 수가만 인상하겠다는 뜻.

공급자 단체는 절차상의 문제, 재정위의 월권 등을 지적하며 즉각 반발했고 2시간가량의 격론이 펼쳐진 끝에 의료행위 유형별로 수가 인상률에 차등을 둔다는 방향성만 남긴 채 세부 내용은 재차 논의하기로 했다.

이후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일반과개원의협의회, 서울특별시의사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등 개원가를 중심으로 규탄 성명서가 이어졌고 의대 정원과 함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 이필수 회장은 ‘의료계와 전혀 논의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필수 회장은 “아랫돌로 윗돌을 괴는 식의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으로 필수의료를 지원하는 것은 필수의료국가책임제의 취지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의료계와 전혀 논의되지 않은 내용이기에 건정심에서 단호히 반대했다”며 “특정 진료과를 살리려면 정책 수가나 제3의 새로운 수가 등을 투입해야지 다른 진료과의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또한 “안 그래도 이번 수가협상에서 역대 최저 인상률을 받아 참담한 마음인데, 이번 복지부의 제안은 매우 불합리하다”고 비판했다.
 

의료현안협의체 지속 참여할 듯…의료일원화 논의의 문 열어둬

이날 이필수 회장은 의대 정원 문제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산하 분과위원회에서 새롭게 논의하겠다고 밝힌 조규홍 복지부 장관의 발언에도 의료현안협의체에는 지속 참여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이필수 회장은 “조규홍 장관의 발언 이후 개최된 의료현안협의체에서 해당 발언이 의료계에 큰 상실감을 줬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면서 9·4 의정합의의 유효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며 “의료현안협의체 등 다양한 논의의 장에서 의협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다시 고개를 든 ‘의료일원화’에 대해서는 정부 측에서 공식적인 제안이 올 경우, 논의의 장에 참여할 의향이 있음을 밝힌 이필수 회장이다.

이 회장은 “의료일원화는 이전 의협 집행부에서도 수차례 논의되다가 불발된 사례가 있을 정도로 보건의료계에 엄청난 패러다임의 변화를 불러일으킬 사안”이라며 “의사뿐만 아니라 한의계 내에서도 교수, 개원의, 한의대생 등 각각의 생각이 모두 다를 만큼 관련된 직역들이 워낙 많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아직 공식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지만, 정부 측에서 제안이 들어오면 시도의사회 및 직역의사회 등과 의견을 교환하며 풀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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