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가 정부 정책 따라갈 수 있는 협상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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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계가 정부 정책 따라갈 수 있는 협상 돼야”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6.0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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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섭 병협 회장, 2024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체결식 참여해 소회 밝혀
병원계 기대 컸던 것 사실…안정적 의료인프라 구축 가능한 수준 수가 필요

“병원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올해 협상에 거는 기대가 컸습니다.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에 아쉬운 마음이 크고 회원 병원들에게 송구한 마음입니다. 앞으로 펼쳐질 다양한 정부 정책에 병원계가 발을 맞춰 따라갈 의지가 생기도록 하려면 안정적인 의료인프라 구축이 가능한 수준의 수가를 결정하는 협상이 필요합니다.”

윤동섭 대한병원협회 회장이 6월 8일 열린 ‘2024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수가협상) 체결식’에서 올해 협상 과정 및 결과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강조한 첫 마디다.

앞서 지난 6월 1일 병협 수가협상단은 건보공단(이사장 직무대리 현재룡)과의 2024년도 수가협상에서 병원 유형 인상률 1.9%로 도장을 찍었다.

당시 송재찬 수가협상단장은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하자는 정부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앞장선 병원계를 위로·배려하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턱없이 부족한 인상률이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타결할 수밖에 없었다며 서운함을 감추지 않은 바 있다.

윤동섭 병협회장. ⓒ병원신문.
윤동섭 병협회장. ⓒ병원신문.

윤동섭 회장의 생각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윤 회장은 “올해 협상에 거는 병원계의 기대가 유독 컸던 것은 사실”이라며 “건강보험 재정 흑자에도 불구하고 수가 인상 재정 규모가 예년 수준에서 책정돼 임금 및 물가인상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가로 그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매우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건보공단은 수가 계약 제도의 중장기 발전방안과 개선모형을 연구했고, 그렇게 도출된 물가 및 경제성장률 등을 반영한 연구모형은 적정한 추가 재정이 투입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협상 전부터 병원계 내에 팽배했다.

하지만 여전히 협상이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의 일방적인 결정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고, 당사자 간 동등한 지위와 조건에 있지 못한 관행에 이끌려 진행된 구조적인 문제도 반복됐다.

결국, 올해도 재정안정화에 방점을 둔 협상으로 인해 수가역전 현상의 개선 효과는 미미했으며 이에 감염병의 상시대응과 필수의료공급체계를 준비해야 하는 병원계는 인력난과 경영난을 걱정해야 하는 협상 결과를 받아들이게 된 것.

윤 회장은 “2024년도 수가 인상률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해 회원 병원들에게 송구하다”며 “올해 협상은 아쉽게 끝났지만 앞으로도 수가협상은 계속 진행될 것이니, 현재의 협상제도가 가진 구조적인 문제와 그간의 협상 결과가 누적돼 발생한 수가역전의 부작용 등 개선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에 모두가 공감하는 만큼 건보공단과 의료계뿐만 아니라 가입자를 비롯한 재정소위 위원들도 많은 고민과 대안을 함께 만들어가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회장은 이사장이 공석인 가운데 수가협상 체결을 위해 밤을 지새우며 노력한 현재룡 이사장 직무대리, 이상일 급여상임이사 및 건보공단 실무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윤 회장은 “계약 체결식에 모든 의료공급자가 함께하지 못한 아쉬운 협상 결과였다고는 하나 건보공단 수가협상 실무자들 모두 수고 많았던 것을 알고 있다”며 “가입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과 필수의료분야의 안정적인 의료인프라 구축이 가능한 수준에서 수가가 결정되도록 보험자의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향후 펼쳐질 정부의 다양한 정책에 병원계가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려면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수가협상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고 조언한 윤 회장이다.

윤 회장은 “최근 정부가 응급·소아·분만 등 필수의료 대책을 지속해서 마련하고 있으나 현재 병원도 전문인력 고용이 불가해 앞으로 정부 정책을 병원계가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며 “내년에는 협상 당사자들이 상호신뢰 위에서 협상을 진행하고 상호 배려하는 마음 아래 전 유형 타결의 결실을 맺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현재룡 이사장 직무대리는 이 같은 윤 회장의 발언에 공감, 개선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현 이사장 직무대리는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 의료인프라 유지, 필수의료체계 구축 및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가입자의 부담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뢰와 존중의 협상으로 간극을 좁히면서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가입자, 공급자, 전문가, 보건복지부, 건보공단으로 구성된 제도발전협의체를 활성화해 합리적인 수가조정 모형과 행위 유형별 수가 불균형 문제 등 수가제도 개선 및 보건의료체계 발전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건보공단과 의료계가 신뢰와 공감, 배려와 소통으로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과 보건의료체계 발전을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체결식에는 병협을 비롯해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박태근), 대한한의사협회(회장 홍주의), 대한조산협회(회장 이순옥)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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