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전문병원 활용하면 공백 메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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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전문병원 활용하면 공백 메울 수 있어”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3.06.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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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명지성모병원 의무원장 “의료전달체계 정립되지 않으면 갖은 대책 소용 없어”

“전문병원 제도 시행 12년이 지났지만 엄격한 지정 기준에 비해 홍보 및 지원은 미미합니다.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의료진과 시설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병원의 활용성은 낮습니다. 상급종합병원이나 대형병원 위주의 제도 개선보다는 의료기관 특성에 맞게 세분화된 제도를 시행한다면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기여함은 물론 전문병원을 비롯한 중소병원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허준 명지성모병원 의무원장은 6월 2일 ‘뇌혈관 전문병원 제2차 학술대회’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문병원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허준 의무원장(사진 왼쪽)과 김상욱 신경외과 과장이 6월 2일 명지성모병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허준 의무원장(사진 왼쪽)과 김상욱 신경외과 과장이 6월 2일 명지성모병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허 의무원장은 “지난해 한 대형병원 간호사 사망사건은 의료계 종사자로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자 현 의료계의 어두운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며 “명지성모병원은 수도권 유일의 뇌혈관질환 전문병원으로서 수술 및 시술을 할 수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가 무려 6명이나 상주하고 있지만 당시 이송 연락을 한 차례도 받지 못한 것은 유감스러우면서도 안타까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최근 필수의료 대책이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이는 모두 수십 년 전부터 나왔던 얘기며,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으면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며 “의료계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짝하는 수준의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지속할 수 있고, 빠르게 실현 가능한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필수의료 대책 마련 과정에서 인력 부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척추나 뇌혈관질환 수술이 가능한 신경외과 의사수가 모자라지는 않다는 게 허준 의무원장의 지적이다.

그는 “필수의료에 대응할 수 있는 신경외과 의사 대부분이 로컬에서 일하고 있다”며 “활용을 못할 뿐이지 인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나마 전문병원에서 이러한 인력을 활용할 수 있지만 전문병원에 대한 인식이 일반인은 물론 의료계 내에서도 낮아 어려움이 있다는 것.

현재 뇌혈관질환 관련 의료공백을 메꾸기 위해 대한뇌혈관외과학회 주관으로 신경외과의사 인력 현황 네트워크를 마련, 응급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바로 연결해주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허준 의무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현재 규정으로는 저희 병원 바로 앞에서 환자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더라도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다녀와야 치료가 가능하다”며 “전국 4곳의 뇌혈관 전문병원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제2차 학술대회를 개최한 배경도 홍보 부족과 정책적 미비점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개선점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한편 명지성모병원은 6월 2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용찬 국민의힘 영등포을 당협위원장,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김범태 대한신경외과학회 회장, 장철훈 뇌혈관내치료학회 회장, 김완배 대한전문병원협회 상근부회장 등 많은 내·외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외래센터 6층 남천홀에서 ‘뇌혈관 전문병원 제2차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허춘웅 병원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필수의료 대책, 응급의료 전달체계 등 현안에 대해 충분한 능력을 갖춘 우리 뇌혈관 전문병원이 주체가 돼 획기적인 대안과 역할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각 병원의 뇌동맥류 관련 케이스 발표에 이어 협력병원인 일본 오타기념병원의 오타 다이세이 이사장과 조선일보 김철중 기자의 특강 등으로 진행됐다.

한편 국내 뇌혈관 전문병원은 서울의 명지성모병원을 비롯해 대구의 대구굿모닝병원, 경북의 에스포항병원, 충북의 효성병원 4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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