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존 표준암치료의 대체의학으로 떠오르고 있는 온열암치료를 제도권으로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암치료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제기됐다. 다만 너무 낮은 수가로 건강보험에 등재될 경우 오히려 온열치료를 시행하는 의료기관과 의사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와 주목된다.
이같은 사실은 국제바이러스연구협의회(International Virus Research Alliance; IVRA)와 대한온열학회가 지난 4월 28일부터 29일까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성모병원 성의회관 마리오홀에서 개최한 ‘암! 완치사례 발표’를 주제로 국제 암치료 희망 컨퍼런스(International on hope for Cancer Treatment)를 기자 간담회에서 나왔다.
IVRA는 코로나 펜데믹에 대한 바이러스 연구와 치료 목적을 가지고 설립된 의료 협의체로 암 치료와 사례 등을 공유하며 수술, 방사선, 항암요법의 전통적 방식에서 새로운 치료 프로토콜를 제시하고 있다.
온열치료란 40도 이상의 열을 몸 속 깊숙히 전달해 정상세포를 제외한 종양세포만 손상시키는 치료법이다. 정상세포는 44도 이상의 열부터 타격을 받지만, 악성종양은 40~43도에서 괴사가 일어난다.
이날 간담회에서 장홍석 서울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온열 암치료를 기존 암 표준치료법과 함께 보조적으로 활용하면 통증 개선에 상당히 효과가 있다”며 “특히 임파선까지 전이된 간암,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결과 효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장 교수는 “대학병원에서는 온열치료를 시행하는 의사가 몇 분밖에 없는데 생각보다 보상이 적기 때문이다”면서 “항암치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하다보니 온열치료를 보조치료로 사용하고 있고 그 효과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건강보험에 등재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열치료는 신체의 면역력을 상승시키고 신진대사 촉진, 진통 감소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승모 예산명지병원장은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50대 관악기 연주 남성 A씨의 치료 사례를 제시했다.
A씨는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 오른쪽 폐에서 4cm 결절이 확인됐고, 지난달 14일 폐암 3기 판정을 받았다”면서 “유 원장의 권유로 열흘씩 2차례 온열치료를 비타민 주사, 면역주사제와 병용한 후 2차례 추가로 온열치료를 받고 상당히 호전돼 이렇게 오늘 간담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됐고, 폐로 전이됐던 암세포가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문제는 국내에서 온열 암치료가 대체의학 중 하나로 시행도고 있지만 아직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진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고주파 온열치료와 방사선 치료 등을 병행한 결과를 담은 논문은 많지만, 같은 암을 앓고 있는 대규모의 환자를 대상으로 고주파 온열치료만 시행해 결과를 얻은 논문은 아직 없다는 것.
대표적인 의료용고주파온열기로 잘 알려진 ㈜아디포랩스의 ‘REMISSION 1°C’는 크기가 작고 고열이 몸속 깊이 내재돼 있는 종양까지 잘 도달되는 최신형 온열 치료장치로 평가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직까지 심평원에서 고주파 온열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않았고, 건강보험에 등대되지 않아 수가도 책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 교수는 “쉽게 제도권에 들어오기 힘들다”면서 “그렇다고 가격을 너무 낮추면 병원에서 온열치료를 시행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고주파온열기 업체들은 고주파 암 치료장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부터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한성호 ㈜아디포랩스 대표는 “고주파 암 치료 장비를 개발한 지 20년이 넘었고, 2015년 10월에 허가를 받았다”며 “4년 전부터는 말레이시아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을 시작했고, 가난한 나라인 인도에서는 이 장비로 암 환자를 600건 정도 치료해 효과를 많이 봤다. 기존의 틀을 깨서 많은 암환자를 치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