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란병원에서만 31년, 매 순간이 새로운 보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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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란병원에서만 31년, 매 순간이 새로운 보람이죠”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4.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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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경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61병동 수간호사
황혜경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61병동 수간호사. ⓒ병원신문.
황혜경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61병동 수간호사. ⓒ병원신문.

“31년째 간호사로서 환자들을 돌보면서 매 순간 새로운 보람을 느끼며 지냈습니다. 기억에 남는 환자들은 많지만, 한 명 한 명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제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경험들이었죠.”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61병동을 대표해 최근 병원신문과 만난 황혜경 수간호사는 병원에서 일하면서 어떤 순간에 가장 큰 보람을 느꼈는지 묻자 이렇게 답했다.

보통의 사람들은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이 오랫동안 남기 마련이지만, 하루에도 수십 명의 환자를 만나 소통하는 게 일상인 간호사는 보람을 느끼지 못하면 일에도 흥미를 느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런 황혜경 수간호사의 간호사 경력은 31년.

게다가 그 31년의 경력은 세란병원에서만 남긴 흔적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사실 황혜경 수간호사는 간호대학을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간호사가 아닌 다른 직업을 택하려고 했다.

하지만 같은 간호대학을 나온 친구가 임상 현장에서 아르바이트라도 해보자며 세란병원의 문을 두드렸고 처음에는 금방 그만두려 했으나 어느 순간 뒤돌아보니 3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게 황혜경 수간호사의 설명이다.

간호대학까지 졸업하고도 간호사의 길을 걷지 않을 생각까지 했던 그가 현재 세란병원에서 척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통증 관리 및 일상으로의 빠른 복귀를 위해 61병동의 동료들을 진두지휘하는 수간호사가 된 이유가 바로 ‘보람’이다.

황혜경 수간호사는 “수술 환자가 건강히 회복해 퇴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보람,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덕이 쌓이고 선행을 하는 것 같은 기분 등을 간호사라는 직업을 통해 경험하게 될지 꿈에도 몰랐다”며 “단순히 간호대학을 졸업했을 때는 알 수 없었던 것을 세란병원에서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면서 알게 됐고 어느덧 31년이 지난 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런 황 간호사는 간호대학을 선택한 후배 간호사들에게 “모든 직업이 그렇겠으나 특히 간호사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없으면 아무런 재미도, 아무런 보람도 느낄 수 없는 직업”이라며 “때때로 고비가 있을 수 있고 힘든 일도 많겠지만, 직업 자체가 자부심인 간호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간호사 일을 하며 느끼는 ‘보람’ 하나로 세란병원에서만 31년을 근무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겼을까.

이에 대한 황혜경 수간호사의 답변은 ‘아니오’다.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61병동 직원들. ⓒ병원신문.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61병동 직원들. ⓒ병원신문.

황 수간호사는 “세란병원 한 곳에서만 30년 넘게 일 할 수 있게 된 배경은 인간관계 즉, 사람에 대한 믿음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원장님을 필두로 낯부끄러울 정도로 병원 내 직종과 관계없이 선후배 간에 끈끈하게 조성된 정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간호사 문화의 어두운 그림자인 ‘태움’은 31년 전에도 지금도 세란병원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광경”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황 수간호사의 설명에 따르면 세란병원에는 평균 근속연수가 20년이 넘는 직원들이 대부분일 뿐만 아니라 IMF 등 금융위기 때마다 병원 경영진은 ‘한 배를 탔으면 끝까지 간다’는 믿음을 직원들에게 꾸준히 심어줬다.

끝으로 황 수간호사는 지리적 위치상 어르신 환자가 많은데, 충성 고객이 많은 것이 세란병원의 특징이라는 자랑 한마디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는 “퇴행성 질환을 앓는 어르신 환자들, 가족 없이 홀로 사는 분들이 많이 내원하면서 이들에게 정서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 된 지 오래됐다”며 “허물없이 개인적인 부탁까지 하러 오는 환자들이 많을 정도로 하루하루가 정신없지만 때로는 내 이웃 같은, 때로는 가족 같은 병원이 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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