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올해 수가협상, 벌써 ‘답답 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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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올해 수가협상, 벌써 ‘답답 고구마’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4.12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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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식 병원신문 기자.
정윤식 병원신문 기자.

병원, 의원, 치과의원, 약국, 한의원 등의 한 해 살림을 결정하는 요양급여비용 환산지수 계약(수가협상)의 시작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언제는 어려운 적 없었겠냐만, 이번 수가협상은 벌써 앞이 캄캄하다.

우선, 수가협상의 모형이다.

지난해 12월 제도발전협의체를 통해 보건사회연구원은 4가지의 수가조정 모형을 제시했다.

SGR 개선모형, GDP 증가율 모형, MEI(의료물가지수) 증가율 모형, GDP 증가율과 MEI 증가율 연계 모형이 그것인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 가운데 가장 합리적인 것이 무엇인지 고민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어떤 모형이 가장 적절한지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수가협상의 준거 자료로 내놓겠다는 의미다.

만약 제도발전협의체에서 하나의 모형을 선택하지 못하면 4가지 모형을 모두 적용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각각 놓고 이를 참고해 수가협상을 진행하겠다는 계획까지 밝힌 건보공단이다.

하지만 의료계가 본격적인 수가협상 시즌에 돌입하기 전에 4가지 모형 중 어떤 것이 유·불리한지를 예측할 수 있도록 모형안 각각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해 공급자 단체들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시 말해 4가지 브랜드의 콜라 중 가장 맛있는 콜라를 선택하라고 해놓고 입은 막은 채 눈으로만 보라고 하는 격이다.

두 번째, 수가협상에 투입할 재정 규모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여태 확정되지 않았다.

의료계에 따르면 제11기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의 임기는 지난해 말에 끝났는데, 4개월이 넘도록 제12기 구성이 감감무소식이다.

‘공급자’가 설득하고, 건보공단이 다리를 놓아 조율해야 할 ‘가입자’ 대표들이 수가협상을 한 달도 채 남겨놓지 않은 가운데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결국 가입자, 공급자,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제도발전협의체 회의도 원활하지 못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물론 재정위는 건보공단이 아닌 보건복지부가 구성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만큼은 공급자처럼 건보공단도 답답하긴 매한가지.

이처럼 올해는 지난해 수가협상보다 논의해야 할 사항들이 더 많고, 개선 의지마저 더 강한데도 불구하고 현실은 역대급 ‘답답 고구마 수가협상’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직접적인 상관은 없겠으나 건보공단 이사장 공석은 덤이다.

“느낌이 안 좋습니다. 곧 5월 수가협상인데, 정말 어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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