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의 냉철한 판단…올해 건보재정 ‘낙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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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의 냉철한 판단…올해 건보재정 ‘낙관’ 어렵다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4.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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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룡 기획상임이사, 2년 연속 흑자에도 여러 재정수지 불안 요소에 우려
의료수요 증가 및 공시가격 하락, 코로나19 종식 이후 지출 증가 불가피
현재룡 국민건강보험공단 기획상임이사. ⓒ병원신문.
현재룡 국민건강보험공단 기획상임이사. ⓒ병원신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년 연속 당기수지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재정수지 불안 요소에 의해 올해부터 건강보험 재정을 낙관하긴 힘들다는 냉철한 판단을 내렸다.

특히 올해 재정수지의 경우 흑자까지 바라지도 않는 ‘적자만 막자’라는 게 건보공단의 목표로 보인다.

현재룡 건보공단 기획상임이사는 4월 4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전했다.

지난해 기준 건강보험 재정은 2년 연속 흑자, 누적적립금 약 23조 원을 기록한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라 의료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 예상돼 올해 재정 추계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게 현재룡 이사의 설명이다.

현재룡 이사는 “2년 연속 당기수지가 흑자임에도 블구하고 글로벌 경기침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 부과체계 2단계 개편 영향 등 올해부터가 문제”라며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올해 재정 수지는 균형을 맞추는 게 목표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건강보험 재정은 지난해 현금흐름 기준 당기수지의 경우 3조6,291억 원, 누적적립금은 23조8,701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직전년도 당기수지 2조8,229억 원과 누적적립금 20조 원을 뛰어넘은 수치다.

이는 수입과 지출 모두 늘었지만, 수입의 증가 폭이 지출의 증가 폭보다 커 재정수지가 개선된 것이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에 따라 직장 가입자 수가 늘어 연말정산 보험료가 크게 증가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건보공단 차원에서 징수 노력도 다각적으로 펼쳤다.

현재룡 이사는 “전년 대비 3천억 원을 추가로 징수해 불안정한 금융시장에서도 적립금을 안정적으로 운용, 기준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왜 올해부터 재정수지는 밝지 않은 것일까.

현재룡 이사는 코로나19 안정화에 따른 의료수요의 증가와 부동산 공시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입 감소 등을 핵심 이유로 꼽았다.

현 이사는 “코로나19 엔데믹을 눈앞에 두면서 외래 중심으로 의료 이용률이 크게 늘고 있는데, 미세먼지 등 급격한 환경 변화로 인해 추가적인 의료이용 급증이 일어날 수 있어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에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등 개인 건강관리로 인해 수조 원의 재정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직접 경험한 만큼 현재 누적적립금 약 24조 원은 요양급여비 지급 3.4개월 치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고령화가 가속화돼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도 지출은 늘어나는데 반해 수입은 줄어드는 것이 당연한 과정이라며, 향후 얼마나 건강한 고령화를 조성하느냐가 건보재정 관리의 지속 가능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 현재룡 이사다.

현 이사는 “급격한 고령화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리 운영 체계 개선과 함께 건강보험 제도 및 구조에 대한 근본적 개편이 필요하다”며 “건보 구조개편에 대한 중장기 과제를 올해 하반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도로 수립 예정인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와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해 합리적인 개편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원할 방침”이라며 “매년 재정건전화추진단을 운영해 추가적인 재정 절감 및 건보재정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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