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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과의사회, “회원 폐업 과정 돕는 센터 운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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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과의사회, “회원 폐업 과정 돕는 센터 운영할 것”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3.29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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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회 회원 90% 이상, 다른 진료과 전향 및 외국 진출에 관심 가져
대한민국에서 소청과 의사로 살기 힘들어…사실상 가망 없다고 판단
정부에 소아청소년 긴급전담기구 만들어 장기적 관점 갖고 운영해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3월 29일 대한의사협회 회관 대회의실에서 소아청소년과 폐과 선언 및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병원신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3월 29일 대한의사협회 회관 대회의실에서 소아청소년과 폐과 선언 및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병원신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회장 임현택)가 대한민국에서 소아청소년과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고 판단, 폐과를 선언했다.

이에 소청과의사회는 회원들이 다른 진료과로 전향하거나 소아청소년 진료 환경이 좀 더 나은 외국 등에 수월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트레이닝센터’를 운영할 방침이다.

사실상 소청과의사들의 폐과 즉, 폐업을 돕겠다는 의미다.

소청과의사회는 3월 29일 오전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소청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같이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소청과 의사들은 검은색 옷에 검은색 마스크를 쓴 채로 평생 아픈 아이들이 건강을 회복하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꼈지만, 몇십 년간 변하지 않는 정부 정책 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폐과를 선언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들에게 읍소했다.

임현택 회장은 “이 순간 전국 곳곳에서 아이들이 치료받을 곳이 없어서 숨져가고 있는데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기획재정부 등은 아이들을 살리는 대책이 아니라 오히려 이에 반하는 대책들만 양산하고 있다”며 “오늘 자로 대한민국에 소청과라는 간판은 없고, 아이들의 건강을 돌봐 줄 일을 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임현택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의사회 회원(전체 회원 5,000여 명 중 활동 회원 약 3,500명)의 90% 이상이 육체적·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소청과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소청과 폐과 선언 이후 다른 진료과로의 전향을 준비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 회장은 “의사회 홈페이지 사이트 게시판을 보면 미래가 없는 소청과 의사를 계속하느니 다른 진료과로 전공을 바꾸겠다는 회원들이 절반 이상”이라며 “심정적으로 동조하는 회원들까지 합하면 90% 이상이 소청과 의사를 그만둘 고민을 하는 만큼 이들의 다음 스텝을 위해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즉, 회원들의 요구를 조사해 앞으로 아이들을 진료하지 않는 소위 ‘노키즈 진료과’로 전향해 의사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소청과 의사를 계속하고 싶을 경우 동남아시아 등 국내보다 진료환경이 좋은 외국에서 본인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트레이닝 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것.

임 회장은 “소청과 의사들이 더 이상 아이들을 진료하지 않고 어른들을 진료하면서 충분히 병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할 예정인데, 그 기간은 1년이면 충분할 것”이라며 “향후 폐과 또는 폐업을 원하는 회원들의 수와 트레이닝 수요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현택 회장은 대한민국의 소청과를 살릴 단 한 가지 방법을 제안하며 마지막 희망의 끈을 남겼다.

임 회장이 제안한 방법은 미국과 일본처럼 소아청소년만 전담하는 부서를 정부가 직접 나서서 만들고, 이를 지방 정부와 연계해 각 지역의 상황에 맞춰 각각 다른 대책들이 의료현장에서 기어 맞물리듯 원활히 작동할 수 있게 설계하는 것이다.

임 회장은 “만약에 소청과의 현 상황을 아주 조금이라도 개선할 의지가 남아 있다면, 정부는 아이들 문제만 다루는 긴급전담기구를 개설하고 국회는 법과 예산을 당장이라도 집행해야 한다”며 “이 전담기구는 면피용이 아니라 계속 유지돼야 최소한 소청과를 살릴 마지막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의료현장에서 잘 작동하는 정책은 공무원 머리에서 꾸준히 나올 수 없으니 현장 소청과 의사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엉터리 대책이 안 나올 것”이라며 “하지만 2년 주기로 매번 업무가 바뀌는 공무원들에게 몇십 년간 얘기했는데 변한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솔직히 별 기대 안 한다”고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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